[야설 게시판] 아내의 소개팅 - 8부 - 딸타임

아내의 소개팅 - 8부

윤정은 조심스럽게 현우로부터 온 문자메시지를 열어보았다. 22통의 문자메시지.



“어맛! 이게 뭐야?”



막상 메시지를 열어본 윤정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현우가 보낸 건 문자가 아니라 사진이었다. 현우의 사무실에서 키스하는 사진, 윤정이 뒤로 돌아선 채 치마를 올려 현우에게 엉덩이를 내밀고 있는 사진, 팬티마저 벗은 윤정의 치마 속에 현우가 손을 넣고 있는 사진, 아예 벌거벗은 채 69자세로 서로의 성기를 애무하고 있는 사진, 현우의 육봉이 윤정의 보지에 박혀 있는 사진, 그리고 두 남자와 윤정이 동시에 섹스를 하는 사진, 그 낯선 남자가 사온 야시시한 옷을 입고 침대에 얼굴을 묻은 채 뒤로 남자를 받아들이고 있는 사진... 아마 현우 사무실에 설치돼 있는 카메라를 통해 찍힌 사진들일 것이다.



‘미쳤어.’



전화를 받아달라, 미안하다 등등의 문자를 기대했던 윤정으로서는 황당함을 넘어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집안에 혼자 있었지만 윤정은 혹여 누가 볼까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는 얼른 사진들을 차례대로 삭제해 나갔다.



< 미연씨, 두려워하지 마요.

스스로가 원하는 걸 솔직하게 받아들여요.

저는 여전히 당신의 반지 끼운 손가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현우. >



사진을 삭제하다가 발견한 한 개의 문자. 22통 가운데 단 한 개의 문자.



‘이 남자,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윤정은 소파에 홀로 앉아 생각에 잠겼다.

처음엔 그저 장난처럼 시작됐다. 친구 미연이의 부탁을 받아 송미연으로 꾸미고 생전 처음 남자와 소개팅을 해 본 것. 그런데 그녀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그 남자와 섹스를 하게 됐다. 비록 윤정이 김현우에게 마음 깊이 끌리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여기까지도 한 이혼남과 불장난을 한 거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자신에게 청혼까지 한 이 남자가 자신을 다른 남자의 섹스노리개로 삼아버렸다. 그리고 그 장면들을 그녀 몰래 카메라로 촬영했다. 왜 그랬을까. 도대체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런 일들을 꾸미는 걸까. 게다가 여전히 자신의 청혼을 받아달라고 문자를 보내기까지. 윤정은 혼란스러웠다. 그녀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사진을 지우던 윤정은 그녀와 현우가 다정히 포옹한 채 키스를 하고 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윤정의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흘렀다. 그저 새로운 사랑에 빠진 거라 여겼는데 지금 현우와 나는 어디에 서 있는 걸까.



‘보고 싶어.’



윤정은 키스 장면이 담긴 그 사진은 지우지 않았다. 여전히 소중한 사람. 눈앞에 있다면 당장 달려가서 품에 안기고픈 사람. 이 사진처럼 달콤하게 키스를 나누고픈 사람. 그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일까. 윤정은 그리움으로 달아올랐다. 벌써 일주일 동안 그를 보지 않은 채 지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그녀는 아직도 현우를 사랑하고 있었다.



‘보고 싶어. 보고 싶어. 보고 싶어.’



윤정은 서둘러 옷을 갈아입었다. 그 낯선 사내가 사준 분홍 셔츠와 회색 미니스커트. 현우도 알 것이다. 그가 윤정에게 보낸 사진 속에 입고 있던 바로 그 차림이니. 윤정은 현우의 사주로 자신을 범한 그 남자의 선물을 입고 현우 앞에 설 작정이었다. 물론 그 차림으로 거리에 나설 자신은 없었다. 그래서 무릎까지 오는 롱코트를 꺼냈다.



초가을 날씨는 따뜻했다. 그녀는 무작정 집을 나서 현우의 사무실로 향했다. 지금 당장 그를 보지 않으면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간절함. 그가 거기에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렇다고 먼저 전화를 할 자신도 없었다.



“택시, 택시”



큰길로 달려간 윤정은 택시를 잡아타고 현우의 사무실로 향했다.



위이이이잉-

진동으로 해놓은 윤정의 휴대폰이 울렸다. 현우였다. 윤정은 망설였다. 지금 그를 향해 가고 있는데.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차를 잡아타고 달려가고 있는데, 그에게서 먼저 전화가 왔다. 받을까? 받아서 뭐라고 하지? 너무 보고 싶어서 지금 가고 있다고? 나를 망가뜨린 이 남자가 사과 한 마디 안 했는데 그렇게 매달려도 되는 걸까?



위이이이잉- 위이이이잉-

윤정이 받지 않자 전화가 끊어졌다.



위잉-

이번에 문자메시지. 윤정은 휴대폰을 열어 문자를 확인했다.



< 전화기를 켜놓으셨네요.

혹시나 해서 전화했어요.

미연씨 보고 싶어요. 아주 많이.

그리워하다가 죽어버릴 만큼.

김현우. >





가슴이 뛰었다. 그이도 나랑 같아. 그이도 내 마음과 같아. 마음이 통하는 사이, 그게 연인 아닐까. 현우에게 품었던 괘씸한 생각은 어느새 다 사라졌다. 사랑. 오직 사랑의 감정만이 그녀의 가슴에 흘러넘쳤다.



“아저씨, 조금 빨리 밟아주세요.”



윤정은 시내에서 시속 60킬로미터로 달리고 있는 택시조차도 너무 느리게 느껴졌다. 그에게 날아갈 수 있다면 좋으련.



“여기다 내려드리면 되죠?”



무심한 택시기사의 말이 달콤한 상상에 빠져 있던 윤정을 깨웠다. 윤정은 후다닥 택시에서 내렸다. 너무 서두른 탓일까. 차에서 내려 땅을 딛는 순간 하이힐 굽이 나가며 그녀의 몸이 휘청 넘어질 듯 위태로웠다.



“조심하세요.”



누군가 넘어질 뻔한 그녀의 팔을 붙잡아 일으켜주었다.

그였다. 김현우.



놀란 여자의 눈. 다정하게 웃고 있는 남자의 눈.

사무친 그리움에 앙다문 여자의 입. 연인과 재회한 기쁨에 살짝 벌어진 남자의 입.



남자와 여자,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와락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한낮 서울 강남의 대로변에서 사랑에 눈 먼 남자와 여자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윤정은 자신이 남편과 연인을 속인 채 불륜에 빠진 유부녀라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렸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이윤정이 아니었다. 김현우의 연인 송미연일뿐.



현우의 사무실로 함께 들어오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시선에 윤정은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남편과 애까지 있는 여자가 방금 겁도 없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불륜을 공공연히 드러낸 것 아닌가. 윤정은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보고 싶었던 만큼 미연씨를 안아볼래요.”



사무실로 들어온 현우는 으스러지도록 윤정을 안았다. 윤정도 마치 이 남자와 처음부터 하나였던 양 꼬옥 안겼다. 이어진 키스. 그리움을 담아, 애정을 담아, 그리고 서로의 몸을 갈구하는 욕망을 담아.



“더 안아주세요. 현우씨, 난 현우씨의 여자예요.”



말을 내뱉으면서도 윤정은 스스로가 미친 거 아닐까, 잠시 생각했다. 그처럼 자신에게 무례하게 행동했던 남자에 대해 어쩜 이렇게 스스럼없이 ‘난 당신의 여자’라고 고백할 수 있는 걸까. 나란 여자는 본래 이런 여자였던 걸까.



남자의 손이 여자의 롱코트를 타고 부드럽게 미끌어져 내려갔다. 한동안 코드 위로 여자의 엉덩이를 문지르던 남자는 코트 아래로 손을 넣었다.



“어, 미연씨!”



남자는 놀랐다. 예상 밖에 짧은 여자의 치마.



“현우씨, 기다려요.”



윤정의 코트가 스르륵 바닥에 떨어졌다. 가슴이 3분의 1가량 드러난 타이트한 핑크색 셔츠, 그리고 하늘하늘한 초미니 플레어스커트. 바로 이 사무실에서 그녀를 강간한 사내가 사 준 옷. 이 옷을 입은 그녀를 본 사내가 한 번 더 덮칠 만큼 섹시한 차림새.



“이 옷은...”



현우도 알아봤다. 녹화된 영상을 통해 봤던 그녀의 바로 그 옷차림. 현우도 이 옷을 입은 미연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곁에 있으면 당장이라도 그녀를 범하고 싶어질 만큼. 하지만 현우는 다른 사내가 자신을 강간한 다음 사주었던 옷을 연인 앞에 입고 나선 그녀의 심리도 놀라웠다. 처음 소개팅할 때 다소곳이 앉아 자신의 말만 열심히 들어주던 그 여자가 아니다. 다른 남자와의 섹스에 대해 둔감해지지 않는다면 결코 하기 어려운 행동.



‘거의 다 됐군.’



현우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현우씨 앞에서 이 옷을 입어보고 싶었어요.”



현우로서는 더 이상 기다릴 이유도, 기다릴 만한 자제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맹수처럼 윤정을 밀어 소파에 주저앉힌 후 아름답게 드러난 그녀의 가슴골에 얼굴을 묻었다.



“사랑해요, 미연씨.”



소파에 걸터앉은 채 몸을 왼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인 윤정은 한 쪽 다리를 소파 위에 올렸다. 짧은 그녀의 치마 밑으로 앙증맞은 하얀색 망사팬티가 드러났다. 남자는 검은 털이 비치는 팬티 위에 입을 맞췄다. 여자는 두 다리로 남자의 목을 감았다. 남자는 아예 여자를 소파에 눕힌 후 그녀의 스커트 밑으로 펼쳐진 황홀경을 마음껏 탐닉했다.



“그 남자랑 할 때도 이 옷을 입었어요. 알고 있겠지만.”



여자의 뜻밖의 말. 현우는 여자의 보지를 빨던 얼굴을 들어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약을 올리듯 빙그레 웃는 여자의 얼굴에 색끼가 넘친다고, 남자는 생각했다.



“어땠어요, 미연씨? 그 남자와의 섹스.”



“좋았어요.”



세상에. 현우는 만세를 불렀다. 그는 닷새 동안 전화기를 꺼놓은 걸로 봐서 그녀가 단단히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낯선 남자와의 섹스가 좋았다니!



“얼마나 좋았나요? 그 남자와 또 하고 싶을 만큼?”



남자는 손가락으로 윤정의 보지를 쑤셔대며 물었다. 여자의 계곡은 이미 흘러넘칠 지경이었다. 여자는 남자를 홀릴 듯 매끈한 두 다리를 꼬았다.



“아힝, 네, 아항, 또, 또, 아흑, 그 남자랑, 아흑, 하고 싶을 만큼, 아항.”



여자의 의도된 도발이었다. 그녀는 현우의 생각을 알고 싶었다. 대체 왜 결혼반지를 건네 준 여자를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기도록 만든 것인지.



“그럼... 또 해볼래요?”



남자의 대답. 여자는 예상을 전혀 못했던 건 아니지만 막상 들으니 더욱 흥분됐다. 여자는 스스로 셔츠를 벗고 브래지어를 끌렀다. 만지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만큼 탐스러운 젖가슴이 드러났다. 여자는 자신의 손으로 스스로의 가슴을 문질렀다. 그녀의 보지를 휘젓는 남자의 손가락이 점점 빨라졌다.



“아흑, 아흑, 또, 또, 아흑, 해요. 아흑, 그게, 아항, 현우씨가, 아흑, 원하는 거죠?”



이제 남자는 아랫도리를 모두 벗고 여자의 몸 위에 올라탔다. 최대한 발기한 그의 육봉이 성이 난 듯 씰룩거렸다.



“내가 원하는 거, 맞아요. 미연씨의 아름다운 육체가 다른 남자의 품에서 몸부림치는 모습, 보고 싶어요.”



남자는 여자의 보지에 진입을 시도했다. 그의 손가락이 들어가 좁아진 탓에 여자의 보지는 남자의 물건을 야물게 조였다. 참 찰진 보지다, 남자는 감탄했다.



“이렇게 훌륭한 보지, 아직까지 만나본 적이 없어요. 미연씨, 내가 혼자만 맛보기엔 아까운 여자예요.”



“아학, 아학, 아학, 그래서, 아학, 아까워서, 아흥, 아흥, 딴 남자한테, 아항, 준 거예요?”



“그래요. 미연씨만 괜찮다면,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고 싶어요.”



“아학, 아학, 내가, 아항, 결혼반지를 끼고 와도, 아흥, 딴 남자랑, 아학, 해도 돼요?”



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찰진 보지. 이 순간엔 이 보지의 느낌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남자의 펌프질이 빨라졌다.



“아항, 현우씨, 아항, 하악, 하악, 내가, 그 남자랑, 아흑, 하는 걸 보고, 아항, 어땠어요? 아항, 아학, 흥분됐나요? 아힝.”



현우의 펌프질이 더 빨라졌다. 사실이었다. 현우는 cctv를 통해 강간당하는 윤정을 지켜보면서 한껏 흥분했다. 그는 그날 밤 출장지 호텔로 콜걸을 불렀다. 낮에 본 영상 때문에 그렇게라도 풀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콜걸이 제아무리 갖은 기교를 부려도 결코 미연의 이 찰진 맛을 따라갈 수 없었다. 섹스 뒤의 공허함. 그 때문에 현우는 출장지에서 더더욱 미연을 갈구했다.



“아항, 아항, 아항, 그 때도, 아항, 아항 이 옷을 입고, 아흑, 아흑, 그 남자에게, 아흑, 다리를 벌려줬는데, 아흑, 그걸 보고, 하악, 하악, 현우씨는, 아항, 무슨 생각을 했나요?”



현우는 폭발했다. 남김없이 여자의 보지 안에 자신의 따뜻한 정액을 뿌렸다, 그 순간 현우는 이 여자가 이대로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우리 결혼의 조건이예요.”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침대 위에서 현우의 품에 안겨 있던 윤정은 귀를 의심했다.



“내가 현우씨랑 결혼하려면 딴 남자랑 섹스를 해야 된다구요?”



현우는 부드럽게 품에 안긴 여자의 머리를 쓸어넘겼다. 남자의 손이 천천히 여자의 뺨을 따라 내려오다 희디흰 목덜미를 지나 가슴에서 멈춘다. 남자의 엄지손가락이 여자의 진분홍색 유두를 희롱한다.



“오해하지 말고 잘 들어줘요, 미연씨.”



남자는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모든 문제의 발단은 현우의 독특한 성적 취향에서 시작됐다. 현우는 일종의 스와핑 클럽을 운영했다. 멤버십은 철저하게 비밀리에 관리되고 회원 간에 서로에 대한 정보 교류도 없다. 물론 클럽의 정규모임이 아닌 외부에서의 만남도 금지된다. 회원 각자에 대한 정보를 아는 사람은 운영자인 김현우가 유일하다. 이혼한 현우의 전처는 이 클럽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현우의 반강제적인 권유에 못 이겨 두 번 정도 모임에 나가긴 했으나 결국 이로 인해 갈등이 커졌고 이혼에 이르게 된 것이었다.



현우는 이혼 이후 사귄 여성들을 이 클럽에 몇 번 데려갔다. 그러했기에 이번에 윤정을 데려갔을 때에도 함께 있던 다른 사내가 윤정을 그저 현우의 원나잇 상대 정도로 보았던 것이다. 망일 현우가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여자였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처럼 윤정을 난폭하게 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우는 오히려 윤정이 그러한 상황을 어떻게 견디는지 보고 싶었기에 일부러 결혼상대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만나도록 한 것이다.



지금은 새로운 결혼대상자를 찾고 있는 현우이기에 자신의 마음에 쏙 든 송미연이 이 클럽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무척 중요했다. 그녀가 이 클럽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현우는 다시금 이혼의 쓴맛을 볼 수밖에 없다. 아무리 플레이보이라지만 두 번씩 결혼을 실패하고픈 마음은 없었다. 그래서 스와핑보다는 차라리 스리섬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현우가 제시한 테스트에 지금까지 윤정은 잘 통과해온 셈이다. 현우로선 이제 모든 걸 밝히고 결혼을 서두르는 일만 남은 것이다.



“미연씨,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전 그럼 남자예요. 절 받아들여줄 수 있나요?”



“그럼, 현우씨와 결혼을 한 후에도 계속 다른 남자들과 섹스를 하게 되는 건가요?”



윤정은 다시 혼란스러웠다.



“미연씨도 좋았다고 했잖아요. 그동안 일부러 사무실에 카메라를 숨겨놓고 미연씨를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내린 결론은 미연씨도 충분히 이러한 생활을 즐긴다는 겁니다. 아닌가요? 제가 틀린 건가요?”



사실 짜릿했다. 남편과 은밀하게 보던 포르노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상황이 실제로 자신에게 벌어질 줄이야. 따지고 보면, 처음 현우에게 강간을 당했을 때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던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진 거였다. 처음에는 놀랍고 당황스러웠지만 이젠 그녀의 삶에서 현우와의 섹스란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성분이 됐다고나 할까. 어쩌면 현우로 인해 겪었던 개방적인 섹스 역시 그녀가 마음 속 깊이 꿈꾸기만 했던 모습 아닐까.



“굳이 부정하고 싶지 않네요. 네... 사실 저도 즐겼어요. 처음엔 몰랐지만 현우씨와 한 것도, 이름 모르는 그 남자와 한 것도 모두 즐거웠어요. 그로 인해 지금 많이 혼란스럽긴 하지만, 그게 현우씨가 바라는 일이라면 앞으로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긴장돼 있던 현우의 표정이 밝아졌다.



“미연씨, 고마워요. 당신을.. 평생 행복하게 해줄게요.”



현우는 침대 위에서 품에 안겨 있는 윤정을 더욱 힘을 주어 와락 끌어안았다. 남자의 품속에서 윤정은 이 달콤한 꿈속에 언제까지 머물 수 있을지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현우씨는 내가 청혼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어쩌지? 난 이제 어쩌지?’



그때 윤정의 눈에 벽걸이 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오후 5시 40분.

종일반에 보내놓은 아들 동훈이가 돌아올 시간이 다 돼간다. 택시를 타고 가도 늦을 지경. 윤정은 벌떡 일어나 옷을 갖춰 입는다. 갑작스럽게 서두르는 윤정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현우,



“미안해요. 나중에 설명할게요.”





띠리리리링 띠리리리링

택시 안에서 울리는 전화벨. 동훈이의 유치원 담임선생님이었다.



“동훈이 어머님, 지금 안 계세요? 유치원 버스가 아파트 앞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안 나오셔서.”



“아, 네, 급한 일이 생겨서 잠깐 어디 좀 다녀왔어요. 지금 가고 있는데.. 어쩌죠?”



“그럼 다시 유치원에 데려다놓을게요. 직접 데리러 오세요.”



“네,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전화를 끊은 윤정은 울고픈 심정이었다.



‘난 엄마도 아냐. 미안해 동훈아, 미안해 여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요 현우씨. 이젠 어떻게 해야 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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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명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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