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게시판] 아내의 소개팅 - 9부 - 딸타임

아내의 소개팅 - 9부

“동훈이 데리고 같이 쇼핑이나 가지. 다음 주말이 어머니 생신이잖아. 아울렛 가서 옷이나 한 벌 사드리려고 하는데, 가는 김에 당신 옷도 한 벌 사구.”



토요일 아침, 멍하니 앉아있던 윤정에게 남편이 말을 건넸다.



“웬 일이래? 오빠가 내 옷 사준다는 말도 다 하구.”



중소기업 월급쟁이 남편에게 옷 사달라는 말이 쉽게 나올 리 없다.



“요즘 당신 안색이 영 안 좋아서. 나 모르는 걱정거리라도 있어?”



윤정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괜스레 남편에게 꼬리라도 잡힌 건 아닌지.



“걱정은 무슨... 그런 거 없어. 좀 피곤해서 그런가봐.”



“나간 김에 점심도 거기서 먹지, 뭐. 겸사겸사. 기운 내서 나갈 준비해.”





남편의 채근에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서긴 했지만, 오랜만에 남편과 쇼핑을 하는 터라 윤정은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잠시나마 가정이 있는 아내이자 엄마로 돌아간 기분. 마음 한켠에 도사린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떨어버릴 수 있는 기회.



“나, 이거 어때?”



셔츠처럼 앞쪽이 단추로 되어 있는 박스형의 하늘색 원피스. 집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겠다 싶어서 윤정은 하나 집어 들었다.



“밑에 레깅스 입으면 간단한 외출복도 되겠네.”



남편은 흔쾌히 거들었다. 그리 비싸지 않은 옷이지만 내가 사입는 옷과 남편의 선물이 주는 느낌은 참 다르다. 엄마 아빠를 따라나온 김에 아이스크림을 얻어먹은 아들 녀석도 싱글벙글. 오랜만의 가족나들이다.



“요 앞에 잘 하는 우동전문점이 있는데, 거기서 밥 먹고 들어가자.”



남편이 제안한 점심 메뉴 역시 소박했지만 비싼 데 가자했으면 아마 윤정이 먼저 나서서 말렸을 터, 게다가 아들 동훈이는 국수라면 사족을 못 쓴다. 그녀는 별다른 이의 없이 남편을 따라 음식점으로 들어섰다.



“몇 분이세요?”



카운터에서 직원이 친절하게 세 가족을 인도한다.



“어멋!”



무심코 안내직원을 따라 들어가던 윤정은 오른쪽 끝 테이블에서 본 순간 몸이 얼어붙는 듯 경악했다.



“잠깐, 여보. 우리 그냥 나가요.”



“어... 왜 그래, 갑자기?”



갑작스런 아내의 행동에 남편 준기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영문도 모르고 윤정의 뒤를 따라 음식점 밖으로 나온 남편.



“대체 무슨 일이야?”



“응.. 그냥.. 음식점 냄새가 불쾌해서. 우리 그냥 집에 가서 먹어요.”



“그, 그래.”



앞서 걷는 윤정의 가슴은 콩닥콩닥 뛰었다. 분명 그였다. 김현우. 그 구석 테이블에 앉아 어떤 여자와 식사를 하고 있던 그 남자. 혹시 나를 봤을까? 하필 왜 여기까지 와서 밥을 먹는 걸까? 그리고 함께 있던 그 여자는 누굴까?



집에 돌아온 윤정은 모처럼 나들이를 자신이 망친 것 같아 남편과 아들에게 미안했다. 오랜만에 맛있는 외식을 할 거라고 기대했던 아들 녀석은 잔뜩 쀼루퉁해 있었고, 남편은 엉뚱한 상상을 했다.



“갑자기 그렇게 냄새에 예민해지고.. 난 별로 못 느끼겠던데. 당신 혹시... 둘째 임신한 거 아냐? 요즘 별 이상 없어?”



“아냐, 그런 거. 이상 없어. 그냥 몸이 좀 안 좋은가봐. 미안해 오빠. 다음에 나가서 먹자. 오늘은 내가 카레라이스 해줄게.”



“그래... 그런 거라면 다행이고.”



“미안해, 아들. 엄마가 더 맛있는 거 해줄게. 잠깐 기다려.”



부엌에서 달그락 소리를 내며 요리를 하는 윤정. 하지만 정작 그녀의 머릿속엔 카레라이스 레시피가 아닌 현우에 대한 생각만 가득했다.



‘혹시 나를 봤으면 어쩌지? 뭐라 말해야 하는 거지?’



윤정은 현우와 마주앉아 식사를 하던 여자의 정체에도 신경이 쓰였다.



‘설마.. 현우씨가 다른 여자를 만나는 건 아니겠지?’







“엄마, 카레 맛이 이상해.”



“응, 좀... 탄 맛이 나는데.”



“어머, 어쩜 좋아. 정말이네. 미안해 동훈아. 미안해 오빠. 내가 다시 만들어 올게.”



딴생각이 머리에 가득한 윤정은 깜빡 카레를 태웠다.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윤정. 씽크대 앞에 선 그녀는 갑작스레 북받치는 울음을 이기지 못한다.



엉- 엉- 엉-



“뭐야, 왜 그래 윤정아. 무슨 일이야?”



놀라서 달려온 남편의 품에 그대로 안긴 채 윤정은 눈이 동그래진 아들 녀석의 표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동안 그냥 울었다. 아내의 눈물에 괜히 미안해진 준기는 다정히 아내의 등을 두드리며 달랜다.



“힘들면 무리하지 말고 그냥 방에 들어가서 좀 쉬어. 내가 동훈이 계란비빔밥 만들어줄게. 당신 것도 만들 테니 다 되면 나와서 먹어. 동훈아, 좀만 기다려. 알지? 아빠의 탁월한 계란 비빔밥 실력.”



참 착한 남자. 누군가에게는 푼돈 같은 월급이지만 열심히 벌어오는 남편과 함께 알뜰히 모아서 세 식구 단란하게 살고 있었는데, 난 이런 남자를 두고 지금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건가. 나쁜 년이다. 나란 여자. 남편에게 등 떠밀려 들어와 누운 침대 위에서 윤정은 스스로를 꾸짖었다.



‘잘 하자. 이제부터라도 남편과 아이에게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자.’



토요일 오후 조용한 방안에서 잠시 회개의 시간을 갖는 윤정.





띠리리리링 띠리리리링

침대 머리맡에서 휴대전화가 울린다. 윤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김현우. 그였다. 윤정은 급히 전화를 받았다.



“미연씨, 뭐해요?”



“네?”



“나, 지금 새로 사업 하나 구상하는 것 때문에 뭣 좀 알아보러 구로쪽에 와 있는데, 미연씨 집이 이 근처라고 하지 않았나요?”



“아... 네.”



“시간 되면 우리 잠깐 만나요.”



잠시 망설이는 윤정.



“...어디서 볼까요?”



“아니, 지금 있는 위치를 정확히 말해주면 내가 데리러 갈게요.”



“아, 아뇨. 제가 나갈게요. 어디로 갈지만 말해주세요.”



“그럴까요? 그럼 **백화점으로 오세요. 여기 알죠?”



“네, 한 삼십분 쯤 걸릴 거예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나를 왜 만나자는 걸까? 조금 전에 나를 본 걸까? 아니면 그저 나를 보고 싶었던 걸까? 윤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옷을 입어야 할까. 외출복이 마땅치 않다. 그러다가 방금 아울렛에서 사온 옷이 눈에 들어왔다. 윤정은 얼른 그 옷으로 갈아입고 화장대 앞에 앉아 대충 얼굴을 손봤다.



“여보, 나 속이 울렁거려서... **백화점 옆에 토요일에도 진료하는 병원이 있어서. 좀 갔다가 올게.”



“그래? 밥 안 먹고 가도 되겠어?”



“응. 빨리 다녀올게요. 미안.”



“그래. 간 김에 왜 안 좋은 건지 잘 알아보고 와.”



“그럴게요. 동훈아, 밥 잘 먹고 있어. 엄마 갔다오면서 동훈이 좋아하는 과일 좀 사올게.”





윤정의 발걸음은 바빴다. 버스를 기다리며 상점 쇼윈도우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봤다. 박스타입 하늘색 원피스에 허리띠를 졸라매 그럭저럭 세련된 느낌. 문득 얇은 소재로 된 옷이라서 햇살에 노출되면 안쪽이 비칠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들었다. 맨다리에 입으니 섹시해보이기까지 하다. 남편이 사준 옷을 입고 다른 남자를 만나러 가는 그녀.. 누가 봐도 미친 여자가 아닐까.



백화점 문 앞에서 윤정은 핸드백을 열어 반지를 확인했다. 현우가 아까 음식점에서 그녀를 봤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모든 걸 밝히고 반지를 돌려주리라. 그녀는 어금니를 악물었다.





“미연씨, 여기요!”



백화점으로 들어서려던 찰나, 뒤쪽에서 누군가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그이다. 김현우.



“이리 와요!”



현우는 백화점 앞쪽에 차를 세워둔 상태로 그녀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현우씨, 안에서 기다리지, 왜...”



“미연씨 기다리면서 둘러봤는데 마음에 드는 데이트 장소가 없더라구요. 우리 근사한 데로 가요. 사업 파트너가 이쪽을 잘 아는 부동산업자라서 제가 좀 물어봤어요. 애인 만나러 가는데 어디서 차 한 잔 마시면 좋겠냐고. 아니... 혹시 미연씨 점심 먹었어요?”



윤정은 일단 안심했다. 그녀를 반기는 현우의 태도가 다정하고 활기에 차 있다. 아까 음식점에서 자신을 보지 못한 게 틀림없다.



“아뇨, 아직...”



“그거 잘 됐네. 기가 막힌 중식집을 알아놨는데.. 중식 괜찮죠?”



“네.”



현우는 시원스레 차를 몰았다.



“너무 멀리 가진 말아요, 현우씨. 오후에 약속이 좀 있어서...”



“아, 그래요. 멀지 않으니까 걱정 말아요.”





중식집 별실에서 마주 앉아 밥을 먹는 동안에도 현우는 내내 쾌활했다. 분명 아까 우동집에서 식사하는 걸 보았지만 현우는 여자의 기분을 맞춰주느라 함께 음식을 시켜 먹는 시늉을 했다. 남자의 배려에 윤정의 기분도 많이 밝아졌다. 그녀의 기분을 좌지우지하는 남자. 이 남자를 마음대로 사랑할 수 있다면. 이 남자에게 마음 놓고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윤정은 물끄러미 현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미연씨, 언제나 예뻤지만 오늘 더 예뻐요.”



“옷 때문이겠죠. 새로 한 벌 샀거든요.”



“그래요? 그렇다면 나도 옷 선물하죠, 뭐. 미연씨가 더 예뻐진다는데 제가 손해 볼 것 하나 없잖아요.”



“무슨 옷이요?”



“내 맘에 드는 옷. 난 미연씨한테 야한 옷 입히고 싶은데.”



“저질.”



“나 저질 맞아요. 지금도 미연씨가 어떤 색 팬티 입고 왔나 궁금해 죽겠는데요.”



풉-

미연은 현우의 말에 웃다가 먹던 음식이 목에 걸려 캑캑대기까지 했다.



“미안해요. 근데 그 말이 그렇게 좋았어요?”



현우의 능글맞은 표정, 음흉한 눈빛.



“누가 좋아서 그래요? 황당해서 그러지.”



“근데... 말 나온 김에... 저.. 미연씨.. 팬티 좀 보여주면 안 돼요?”



“네? 여기서요?”



이 남자가 점점... 윤정은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별실에 앉아 있다지만 서빙하는 직원이 들락거리고 바로 옆방에도 사람이 있다. 근데 여기서 팬티를 보여달라니. 농담이라지만 이건 좀 지나친데.



“저 지금 농담하는 거 아닙니다. 정말로 미연씨 팬티 한 번 보고 싶어요. 제발.”



현우는 두 손을 모으고 간절히 애원하는 시늉까지 한다. 그 리얼한 표정에 미연은 다시 웃었다.



“어서요.”



현우는 졸라댔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윤정은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아주 잠깐만이예요.”



이야기를 꺼내면서도 윤정은 스스로 놀랐다. 음식점에서 흔쾌히 팬티를 보여주겠노라 대답하는 자신이 제 정신일까.



“그럼 잠시 실례.”



현우는 의자에서 내려 앉아 무릎을 꿇었다.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던 윤정은 스르륵 다리를 벌렸다. 다리 사이로 그녀의 부끄러운 곳이 얌전히 드러났다.



“아뇨, 잘 안 보여요. 미연씨, 치마를 조금만 올려줘요.”



윤정은 누가 방에 들어올까 조마조마하면서도 남자가 시키는 대로 했다. 여자의 치마가 끌려올라가고 그녀의 하얀 팬티가 어둠 속에서 분명하게 나타났다.



찰칵- 찰칵-

어느새 현우의 손에는 소형 카메라가 들려있었다. 그는 여자의 치마 속을 찍어댔다. 윤정은 놀라 다리를 오무렸다.



“에이, 그러면 정 없지. 좀더 벌려봐요.”



윤정은 눈을 질끈 감은 채 다시 다리를 벌렸다. 찰칵 찰칵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이번엔 팬티도 벗어봐요.”



“현우씨, 미쳤어요?”



하마터면 윤정은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아뇨, 제정신이니까 하는 말이죠.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의 치마 속을 본 남자가 팬티 속까지 궁금해 하지 않으면 그게 제정신이겠어요? 미친 거지.”



이번에도 현우가 이겼다. 잠시 뜸을 들이던 윤정은 현우의 재촉에 못 이긴 척 팬티를 내렸다. 팬티는 여자의 발목에 걸렸고 그녀의 까맣지만 단정한 숲이 드러났다. 현우의 플래시가 다시 터졌다.



“이번엔 미연씨가 손으로 직접 벌려줘요. 미연씨의 보지를 자세히 볼 수 있게.”



여자의 보지에 샘이 고이기 시작했다. 여자는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 말없이 자신의 보지를 벌렸다. 어여쁜 연분홍색 속살이 부끄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찰칵 찰칵. 또다시 현우는 카메라를 찍어댔다.



“어흑, 현우씨! 그건 정말 안 돼요!!”



테이블 밑으로 갑자기 현우의 얼굴이 그녀의 다리 사이에 들어왔다. 남자의 혀가 여자의 까칠한 숲을 핥았다. 당황한 윤정은 남자를 밀어냈다.



똑똑-

노크소리. 현우는 후다닥 몸을 일으켰다. 서빙직원이 들어왔다.



“후식 뭘로 드릴까요?”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는 방안. 윤정은 아직 발목에 걸려 있는 팬티가 혹여 직원의 눈에 띨까 노심초사했고, 현우는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느라 바빴다.



“커피..요. 현우씨도?”



“네, 저도.”



직원이 나가자 현우와 윤정은 서로를 마주보며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식당을 나선 두 사람은 차 안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열렬히 키스를 나눴다. 차는 북한산 기슭 한적한 곳으로 달렸고, 잠시 후 차 유리는 서로를 탐하는 암컷과 수컷의 열기로 뿌옇게 됐다.



“현우씨, 아항, 현우씨.”



“종종 차 안에서 해야겠는데요. 오늘따라 미연씨 보지가 더 쫄깃한 거 같아. 흐흐.”



하악 하악 하악

퍽 퍽 퍽 퍽



간헐적으로 다른 차가 지나가긴 했지만 차 안에서 엉킨 남녀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남편이 사준 윤정의 옷은 그녀와 그녀의 애인의 땀으로 범벅이 됐다.



“안에다, 안에다 쌀게요.”



“아흑 아흑 아흑, 네, 아항, 아항, 그러세요.”



“미연씨 내 꺼니까, 이대로 임신시켜버리고 싶어.”



“아흑, 아흑, 그래요, 아항, 아항, 마음대로, 하악, 하악, 내 안에, 아흑, 현우씨가 하고 싶은대로, 아학, 아학, 해요. 아힝”



“으으 미연씨.. 가요.”



남자의 따뜻한 정액이 여자의 자궁벽을 때렸고 여자는 남자의 목을 힘껏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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