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게시판] 육감 - 단편 - 딸타임

육감 - 단편

육감 


육감가제 : 무당. 








직업이 무당이라고 해서 전부 사기꾼은 아니다. 




내 경우에도 접신이란 걸 할 때마다 몸이 심하게 떨리며 한기를 느끼기도 했고 몸의 땀구멍이란 구멍에선 넘쳐흐르듯 땀을 뿜어내며 속일 수 없는 증거들을 객들에게 보여주며 용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 편이다. 약간의 연극이 가미되는 걸 부정하진 않겠지만 그것도 일종의 능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금은 41살이라는 이시대의 어중간하게 낀 세대이긴 하지만 한땐 한창 잘나가는 대기업을 다녔었다. 비록 39살이라는 어리지 않은 나이에 찾아온 갑작스런 신들림에 늦깎이 무당이 돼버려 그만 두긴 했지만.. 








그러나 변해버린 내 삶에 결코 후회는 없다. 




고도로 발달 된 현대 문명과 그에 맞게 자라온 완벽한 현실주의자였던 나였기에 미신이라며, 무슨 말도 안 되는 원시적 샤머니즘의 재림이냐며 끝끝내 부인하고 버텼던 그 시간의 엄청난 고통은,., 다시는 느끼고 싶지도, 경험하기도 싫었기에 그냥 지금의 삶을 받아들여 충실히 살아가기로 마음먹고 난 후론 39년이라는 삶의 어느 때보다도 내 자신이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나날을 보낸 적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두 가지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박수무당으로서 굿을 할 때 입는 절대 익숙해질 수 없는 치마와... 그리고 지키지 못하는 가정만은 어쩔 수가 없었다. 




절신한 크리스찬인 아내와의 멀어진 관계는.. 








일찌감치 포기한 아이로 관계에 금이 갈수도 있는 불임의 원인을 찾기보단 서로의 믿음과 사랑에 금이 가지 않기 위해 더 서로에게 각별히 했던 지난날의 기억들이 단순한 추억으로 변했을 만큼 아내와의 사이는 급격히 냉해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아이가 없었기에 서로의 취미를 공유하며 신혼 때보다도 더 서로를 아꼈고 급기야는 보다 자극적인 상황과 음밀한 공통된 취미로 즐거운 성생활을 보냈던 우리의 부부생활이 꿈처럼 느껴질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섹스리스에 빠지게 되었고 대화조차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무당이 된 날 악마라며 볼 때마다 주기도문을 외우는 아내의 모습은 내게도 그 짜릿했던 섹스의 기억들을 뒤로하고 정나미를 떨어트리기에 충분했고 누구의 잘못이 아닌 운명이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아내의 교리가 더 억지가 될수록.. 간음하지 말라!. 남의 아내를.. 이 경우에는 남의 남편을 탐하지 마라라고 고쳐 읽어야겠지만 어쨌든 아내가 믿고 의지했던 기독교란 틀에도 섹스는 유희로 서로간의 마음을 터놓고 남들의 시선을 몰래 즐기며 거기에 더한 상황으로 변태적인 섹스까지 했었던 우리의 모순된 믿음까지도 아내는 섹스에서만이라는 교리의 외적 잣대를 기준으로 일탈을 심심치 않게 범했었는데 말이다. 








단순히 내 믿음의 대상이 변했다는 것만으로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 책임은 오직 나만의 것이라는 아내의 어불성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




그런 가정사와는 달리 내 점집은 날이 갈수록 입소문을 타 번창하게 되었다. 가정의 안위를 포기하게 된 후 얻게 된 축복이랄까.. 어처구니없게도 그것이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의 전부였고, 그 행복의 영원을 위해 난 작은 동자까지 영입하며 점집을 키워갔다. 대기업의 마케팅부에서 일했던 노하우를 살려 지금은 건물의 3층만이 아닌 2층까지 빌려 기업식 점집의 오너가 됐다. 








점집에 열중할수록 내게 내려진 신기는 증가했고,, 아내와는 물론 집과의 거리까지 멀어지게 되었다.. 








“아따! 울지만 말고 말 좀 해보소!!” 




“흑흑..흑...” 




“아가씨.. 그러니까. 억울한 건 알겠는데.. 그건 경찰서에 가서 얘길 해야지..” 




“경찰들이.. 기다리래요.. 그냥 기다리라고..” 




“에휴.. 그러니까 이 실종 된 여자를 제가 어떻게 찾냐고요!.. 혹시나 죽어서 혼령이라도 찾아 온다면 모를까..” 




“..흑흑.. 좀 찾아주세요..” 




“다음!~~” 








“제천님..” 








날 모시는 동잔 날 제천님이라 불렀다. 제천대성의 재림으로 천간구분 못하던 신들림으로 인한 내게 붙은 이름이었다. 








“오늘은 방금 전이 마지막 분이셨습니다.” 




“...그래.” 




“칡차 다려드릴까요?” 




“아니다.. 것보다.. 다른 식솔들은?” 




“김여사님은 나가셨고 나머지 분들은 상담중이십니다.” 




“..그만 나갈까?” 




“제천님.. 아까 낮에 사모님께서 들렸다 가셨습니다.” 




“...와이프가? 또 이혼서류라도 들고 왔던??” 




“.................네..” 




“또?? 이 여편네가 진짜.... ” 




“벌써 세 번째신데요.. 어떻게든 털어놓고 얘길 해보시는 게..” 




“말이 통해야지!!,. 이건 뭐 벽에 대고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사모님하고 진지하게 얘기해보시는게..” 




“너도 봤잖아! 그 여편네가 나한테 하는 태도!!.. 누가 이러고 싶어서 이러냐? 누군 집에 들어가기 싫냐고!!” 




“.....” 




“에휴,.. 됐다!.. 근데 네가 몇 살이라고 했지?” 




“....23살입니다.” 




“넌 결혼할 때 종교 있는 여자랑 하지 마라.. 아니!!.. 결혼 하지 마..” 




“제천님은 이미 해보셨으니까.. 그러시죠.. 전.. 아직 여친도 한 번 못 사귀어봤다고요.” 




“....허. 넌 군대도 안 다녀왔냐? 지금까지 뭐했냐?” 




“선임들이 귀신 들었다고 무서워하던데요..” 




“에휴... 가만 보자... 오늘이......” 




“...?” 




“손도 없고. 신도 없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오늘 스케줄 어떠냐?” 




“뭐가요?” 




“오늘 가자고... 네가 기가 약한 이유를 오늘에서야 알았네. 오늘 막힌 기부터 뚫자.” 




“시..싫어요.. 제 첫 경허..험인데 왜..” 




“이 놈아. 원래 첫 경험이니까 꿈같이 보내야지!!.. 따라와!” 




“제..제천님!!” 








“어머!~~.. 동자님 오셨어요~~~” 




“크크.. 오랜만이네..” 




“그런데 동자님이라고 불러도 되나?? 아!~ 무당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호호호호” 












씁쓸한 기분이 좀 든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접대를 받기 위한 곳으로 자주 이용했던 이 주점을 날 모시는 조수를 위해 방문하게 될 줄은.. 




언제나처럼 살갑게 날 대하는 S급 마담의 환대하는 모습에 마냥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아내와 알콩달콩 살았을 땐 어쩔 수 없이 따라오던 이곳이었는데... 이젠 소문까지 다 났는지 대번 날 무당이라 부르게 되다니.. 








“오늘은 혼자 오셨나보네요.” 




“혼자오긴.. 동자야~~~~” 








“아..안녕하세요.” 








“호호호~. 어색하게 무슨 인사래.. 하여튼 짓궂다니까.. 김양 불러드리면 되죠? 예~~ 김양아!~~” 




“허~.. 김양은 내끈데.. 어쩔 수 없지.. 저 친구가 진짜 프로니까... 대신 자네도 들어와!..” 








날 잘 따르고 어린 나이에도 사리분별이 명확한 김양이란 아이가 나와 동자가 있는 룸으로 들어왔다. 마담이 뒤 이어 들어왔고 내 옆에 앉는다. 








분위기 좋게 시작된 술자리는 점점 달아올랐다. 내가 봐도 이런 일을 하기엔 아까운 외모와 키를 갖고 있는 동자 놈이었기에 어느새 마담까지 놈의 옆자리로 이동해 놈의 몸을 쓰다듬고 있다. 어차피 오늘은 저놈이 주인공이니.. 난 홀로 앉아 마담이 따라놓은 양주를 홀짝이며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두 여자가 벌이는 음란한 퍼포먼스를 즐기기 시작했다. 








역시 프로들은 달랐다. 




약간은 낯설어 하는 동자에게 전혀 어색하지 않게 술을 권하고 몸을 밀착했고 어느새 동자의 바지까지 풀어헤쳐 허벅지 아래로 내려선 손으로 주무르며 남은 한명은 바로 앞 테이블에 걸터앉아 다리를 크게 벌리며 폭포수까지 선사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분위기가 익숙해질 때 쯤 김양이 동자의 커다랗게 변한 자지를 덥석 움켜쥔다. 








한 번도 본적 없는 엄청난 크기에.. 내 두 눈도 휘둥그레진다. 




거의 말 자지와 같은 동자의 물건이 술까지 뿜게 만들었고, 두 여자가 입맛을 다시며 시선을 동자의 사타구니 사이로 일치시켰다. 








침까지 삼키며 마담이 말을 더듬는다, 








“지..진짜 이게 먼일이래.. 도..동자씨.. 내가 맛 좀 봐도 되요?” 




“허~... 이 친구가.. 동자는 그 친구고!! 난 제천대성의 제..”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담이 허리를 깊숙이 숙여 동자의 사타구니 사이에서 배꼽보다도 한참 위까지 뻗은 자지를 입에 황급히 담았다... 입에 넣기도 부담스러울 정도의 크기에 오히려 기뻐하는 마담의 표정이란..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밑둥을 잡은 손까지 흔들어대기 시작한 마담은 빨고 있는 도중에 짧은 자신의 스커트 사이로 나머지 손을 집어넣어 황급히 팬티를 벗어버린다. 








“허어~.. 이 친구야! 그 친구 동정이라고.. 좀 찬찬히 하라고.” 




“우웁~읍..쩝쩝... 쪽~.. 진짜 귀엽다.. 김양아 미안~~~~” 








“언니!~~~” 








이미 난 꿔다 놓은 보릿자루마냥 두 여자의 안중에도 없음을 알게 되었다. 




하긴 내가 봐도 저 굵기와 크기라면... 빨간색 원피스틔 스커트를 허리까지 말아 올린 채 당황하는 동자 놈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그대로 보지를 자지에 맞춘다. 길이가 긴만큼 조준하기가 쉬운 건지.. 어렵지 않게 보지 속에 자지를 채우곤 정말로 긴 탄성을 뱉어내는 마담의 모습에.. 나보다 김양이 더 안타까워했고 입술이라도 뺏으려는 듯 동자의 고개를 틀어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세 명의 행위에 남자로서의 흥분감이 고조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생리현상이었기에 바지위로 내 물건을 쥔 채 그런 장면에 집중하던 난 차마 물건을 꺼내놓지는 못하게 된다. 동자 놈의 물건에 위축이 됐다고 해야 할지. 이미 동자에게 흠뻑 빠져 있는 두 여자의 모습에 난 조용히 그 자리를 일어나게 되었다. 








“크크크.. 오늘 제대로 서비스 좀 부탁해 마담~” 




“아~~...아흑,..너..너무 커~~~..아~~.. 도..동자니..님.. 아흑~” 








날 부르는 건지.. 내가 동자라 부르는, 자신을 박고 있는 남자를 부르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곤 난 주점에서 나왔다.. 한껏 발기한 자지를 주채 못하고 욕정이라도 풀어야겠다는 생각에 정육점이라도 찾아갈까 생각해봤지만.. 








무당이란 직업이 함부로 몸을 돌려서도.. 돌릴 수도 없는 환경이었기에 그냥 집으로 향하기로 했다. 




백년가약에 신내림을 받고 난 후로는 아내 이외에 다른 여자는 생각해본 적도,,, 그리고 시도조차 해 본적 없는 나였기에 난 조용히 문을 열고 아내의 동태를 상피며 거실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고 보니.. 




점집을 차리고 난 후 난 아내와 단 한 번의 합궁조차 치르질 않았었다. 




연신 십자가를 품에 안고 자는 아내와.. 이젠 내 침실이 되어버린 서재에 들어가 먼저 옷을 벗고 누우려다 말고.. 아직도 완벽하진 않지만 크게 요동치고 있는 내 분신을 내려다보게 된다. 그리고 화가 난다.. 내가 무당이 되고 싶어서 됐나? 그건 아니잖은가.. 운명이란 걸 거역할 수 없는 내 상황을 이해조차 해주려들지 않는 아내에게 화가 났다., 








난 거칠게 서재문을 열고 아내가 있을 안방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지만.. 그 큰 보폭조차 안방 문에 다가갈수록 소심하게 줄어들기 시작했고 아내가 누워있는 방문 바로 앞에 도착해선 조용히 노크까지 하게 된다. 








역시 대답조차 없는 아내였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고.. 아내가 등을 보이며 돌아누워 더 굴곡진 세끈한 라인이 먼저 내 시야에 들어왔다. 








능력이 아니라 외모로 회사에 들어왔냐는 소문까지 돌 정도의 미모로 나와 같은 마케팅부에서 함께 생활했던 그 기억들은.. 7살이나 어린 아내와 결혼을 발표했을 때의 시기와 질투.. 그리고 배신감까지 서린 시선들에 난 오히려 쾌감에 몸서리치며 아내에게 키스를 퍼부었던 추억에 잠시 아내의 등을 그대로 쳐다보게만 된다... 








잠이 들었는지.. 아내는 미동조차 보이지 않는다. 




오랜만에 아내의 환상적인 뒤태를 감상해서 일까, 아니면 주점에서 봤던 두 여자가 동자에게 해주던 서비스로 인해서일까.. 굳이 따질 필요 없는 이유를 잠시 생각하며 난 천천히 아내가 누워있는 침대에 걸어가 아내의 잘록한 허리에 손을 얹어 잡으려 한다.. 








“돌아와요......” 




“.....” 




“제발.. 돌아오라고요..” 








아내의 흐느낌이 내 귀에 먹먹하게 들려왔고.. 그제야 난 아내가 품에 커다란 십자가를 안고 누워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흥분을 한 상태여서일까... 아니면 아내의 십자가에 내 신이 짜증을 내기 시작한 것일까.. 








난 나도 모르게 아내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게 되었다. 








“진짜 너무하는 거 아니야!.. 이게 내 맘대로 되는 거냐고!!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내가 돌아갈 수 있었다면 진작 돌아갔어! 아직도 모르겠어?!!” 




“.....흑흑..훌쩍...” 




“그래!! 맘대로 해!!.. 내가 미쳤지.. 당신 마음대로 하라고!! 에잇!..” 








흐느껴 우는 아내의 모습에 짜증이 폭발하려 했다. 이러려고 아내가 누워있는 안방으로 들어온 것이 아닌데.. 




오늘도 아내에게 소리를 지르고나 서야 난 다시 서재로 돌아와 간의 침대에 눕고 참을 청하게 된다. 








성격이나.. 가정환경보다도 더 무섭고 어려운 게 종교의 대립이라고 하더니.. 난 아내에게 인정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나조차도 쉽사리 신이 내린다는 말을 인정할 수 없었고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데.. 절실한 크리스찬인 아내는 오죽하겠냐만은.. 피할 수 없다면 도전하리라는 말이 있듯 단 한번이라도 내 얘길 깊게 들어줄 수 없냐는 말이다. 








종교 간의 이념을 다 젖혀두고.. 




부부로서.. 함께 살아왔고 함께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부부로서 인정이 아닌 이해를 해달라는 것이 그렇게 어렵냐는.. 대화조차 단절하고 무당을 그만두라는 아내의 일반적인 태도에 변화를 주기가 이렇게 힘이 들지는 전혀 몰랐다. 








이제는 이 집보다.. 내가 일을 하고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내는 점집이 더 편하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어제 좋았냐??” 




“........” 




“헛!.. 이 새끼!! 얼마나 해댄 겨?!! 몰골이 반쪽이 됐네 그려.. 참나.. 나 가고 곧바로 위에 모텔로 입성했냐??” 




“아..아니에요..” 




“아니긴~~ 기가 몸에 도는 게 완전히 다르구먼..” 




“....” 




“워~.. 혹시 둘 다 데리고??” 




“기..김양 누나가 막 따라와서..” 




“헉!!.. 이놈의 계집애가.. 에이쌍년.. ” 




“제천님..” 




“확! 고사라도 지내버릴까부다.. 예전 VIP를 솔대하기나 하고.. 거기다가 네 놈 자지에 두 년이 환장하는..” 




“제천님!!!.. 저속하게 무슨 말도 안 되시는 소리를...” 




“뭐?? 저속.. 에라이~.. 내가 정조를 지켜야 한다는 소릴 들었음 이 짓도 안했어!.. 너 영월 동에 영월이 알지?!! 그 잡년은 굿 할 때마다 거기 조수 놈하고 밤새도록 떡질 하는 거 아냐? 모르냐?!! 영빨 받아내려고 지랄도 아니라고!” 




“제..천님..” 




“이 놈의 자슥이!!.. 그래서.. 좋았냐???” 




“....” 




“좋았냐고?!.. 나도 아직 못해본 샌드위치를.. 해봤지?? 했지?!!” 




“에휴... 방울 소리 보니까 손님 오셨나보내요.. 손님 모실게요.” 




“야!~~~.. 야!!” 








어제 좋긴 좋았나보다.. 말은 저렇게 해도 피하는 얼굴에 어제의 쾌감으로 인한 홍조끼가 다분했다,. 




다시 머릿속에 떠오른 동자 놈의 물건 크기에 괘씸하기까지 했지만.. 내가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질투처럼 생각됐기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손님을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손님은커녕 동자까지 안 들어온다. 








뭔가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조용히 여닫이문들 열고 고개를 내밀어 보는데.. 오늘따라 손님의 손자도 보이지 않았고, 동자 놈의 모습조차 찾을 수 없었다. 곰방대에 불을 붙이며 조용히 대기실을 지나 계단으로 동자를 찾아 나서는데.. 








입구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냉랭한 여자의 목소리.. 분명 아내의 것임을 알았기에 난 서둘러 곤방대의 담뱃불을 끄곤 발소릴 죽여 벽에 기대기 시작했다. 








“시양씨 말 좀 해주세요....” 




“..” 




“그래도 시양씨 말이라면 듣는다면서요..” 








시양... 




동자의 이름이 한시양인가 그랬던 걸 어렴풋 기억 속에서 떠올린다. 동자라는 예명조차 말하길 꺼려하는 아내의 모습은 역시 절실하다 못해 목을 더 매고 사는 기독교인의 표상으로 보인다. 








“사모님이 직접 말씀을 해보시는 게 맞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미쳤어요?!! 전 마주하는 것도 끔찍하다고요!!” 








끔찍....하다니.. 분명 내 얘길 하는 것인데.. 날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단 말인가... 혼란스럽다.. 단순히 내 무당이라는 미신적 직업을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나란 존재 자체를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건지.. 우선 둘의 대화에 더 귀를 기울여본다. 








“제발 이런 짓 좀 그만두라고.. 말 좀 해주세요. 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고요..” 




“그건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 사모님.. 솔직히.. 제천님을 모시는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 올리겠습니까..” 




“그이를 제천님이라고 부르지도 말아요!!.. 그리고 시양씨가 뭐가 아쉬워서 이런 짓을 하는데요. 얼굴이 못났어요? 학벌이 달려요?? 그것도 아니잖아요. 그이 그만 두고 나도 충분히 먹고사는데 지장 없잖아요.” 




“먹고 사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제천님이 그렇게 많이 말씀하셨던.. 신내림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셔서 그래요.. 거부하고 반항할수록 그 파장이 얼마나 큰지..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고요. 사모님..” 




“그게 이 최첨단을 달려가는 시대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세요?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요.. 어제도.....” 




“사모님.. 사모님이 조금만 제천님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주시면 안되나요?” 




“이해??? 뭘 이해해요? 저 사람 원래 기독교인 이였어요. 그런데 뭘 이해하라고요?? 이건 말이 안 되잖아요.” 




“사모님이 모시는 분이......신 중하 한 분이실 뿐이란 생각은.. 혹시 안 해보셨어요? 그래서.. 아니 그러니까.. 믿는 분만 다를 뿐.. 그냥 섬기는 분만 다를 뿐 같은 사람으로서 살아간다는 생각...” 




“됐어요!... 시양씨도 답이 안 나오는 사람이시네요..” 




“...네?” 




“귀신 들린 것들은... 이래서 끼리끼리 논다고...” 




“말이 좀 심하시네요..” 




“심해요? 더 한 말이라도 들려드릴까요? 지금 제가 얼마나 참고 있는 줄 아시면.. 그런 말 쉽게 못하세요... 당신 가족이 갑자기 사이비종교에 빠져서 다 버리고 떠난다면... 그게 용서가 된다고 생각하세요?!” 




“사모님.. 우선 마음을 좀 더 여시고..” 




“됐어요!.. 됐다고요!” 




“.....” 




“시양씨도 똑같아요.. 이젠 사람으로도 안 보인다고.....흑흑.. 제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줄 아세요??..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 때마다.. 그래도 사랑했으니까.. 그이만 알아준다면 다 참을 수 있다고.. 그래서 무섭고 힘들어도 다 속으로 삭히고.. ” 








결국 울음을 터트리게 된 아내의 모습에 계단을 뛰어 내려가야 했다. 




나만 힘든 줄 알았고, 날 이해해주지 않는 아내가 야속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는데.. 아내가 나보다 더 힘들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차마 못했던 내가 부끄럽고 창피했다. 








계단을 막 뛰어 내려가 목소리의 근원지인 1층의 언저리가 보였을 때.. 




난 또 다시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아내가 동자의 품에 안겨 울고 있었다. 




내가 아닌.. 나보다 덩치 빨이 훨씬 좋은 동자의 품에 안긴 아내의 모습에 얼어붙은 발걸음을 더 이상 옮길 수가 없었다. 








아내가 돌아가고 난 후 난 신경질을 부리며 동자에게 모든 예약을 접으라고 화를 내게 되었다. 




신이 요동을 치시는지 혼란한 머릿속을 쉽게 정리하지 못하고 대낮부터 술을 찾게 되었고 그런 날 말리는 동자에게 짜증을 부리며 괜한 불똥을 튀게 된다. 




동자의 잘못이 없음을 잘 알고 있었지만.. 방금 전 봤던.. 큼지막한 저 손으로 아내의 등을 토닥이는 모습이 계속해 반복되어 기억이 났기에 만류하는 동자에게 재떨이를 던질 뻔 했다. 








내 욕심과 질투 때문에... 내 질투의 타깃을 괜히 동자로 정하곤 풀어버린다. 








“제천님 아직 날도 저물지 않았는데..” 




“너 꼴렸지?” 




“...네??” 








말도 안 되는 말인 줄 알면서.. 상당히 취했었다. 아내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그 시간이 오히려 악이 되어 풀지 못한 화를 어처구니없는 상대에게 풀기 시작한 것이다. 








“못 들었냐? 너.. 아까 내 와이프 안았잖아! 완전히 꽉 끌어안았던데..” 




“....” 




“다 봤다고! 하긴.. 30대긴 해도 와이프 몸매가 끝내주지.. 안 그냐? 안아보니까 볼륨도 죽이지?” 




“..제천님.” 




“왜? 진짜 꼴렸나 보네.. 하긴 네 키가 크니까 딱 사이즈..” 




“제천님!!! 그만 하십쇼.” 




“...” 




“무슨 오해를 하셨는지 이해가 가는데요.. 지금 그럴 힘도 없습니다.” 




“....” 




“기분 나쁩...악!..” 








‘딱!~~~’ 








“왜 때려요..” 




“재수 없어서.. ” 




“..우씨.” 








기분이 나쁘라고 한 말에 농담으로 받아치는 동자의 모습에 김이 빠진다. 




그럴 놈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말싸움이라도 한다면 분이라도 풀리겠지라는 생각에 좀 과한기분이 들 정도로 들이밀었는데.. 김이 샌다. 








그래도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안겼다는 사실은 좀처럼 화가 풀리지 않는 나였다. 




몇 개월 동안.. 아니..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아내의 품조차 잊게 될 정도로 오랜 시간 안아본 적 없었던 나였는데.. 순수한 의도였다지만 이 젊은 놈의 품에 덥석 안긴 아내의 모습은 내게 너무 큰 충격이 확실했다. 




























“당신 오늘 낮에 왔었나?” 




“........” 




“사람이 묻잖아.. 오늘 낮에 왔었냐고..” 




“......피곤해.” 




“....나랑 말 하는 것도 이젠 피곤해? 피곤하다고?!!” 




“...” 




“진짜 뭐하는 거냐고!! 내가 정말 이 일을 그만둬야 말이라도 섞을 거야?!!! 그만 두면?? 나 죽어!! 나 죽는다고!” 




“....” 




“에이 쌍!!.. 내가 왜 정나미가 떨어지고!.. 더 무당에 목을 매는지 모르겠어!! 다 당신 때문이라고!! 다 당신 때문에!” 








아내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텔레비전만 쳐다본다. 




내가 들어왔을 때 흘깃 현관 쪽을 한번 바라보곤.. 뻔히 알면서도 말 한마디 없이 팔짱을 낀 채 텔레비전만 보고 있다. 화가 났다. 날 무시하는 아내의 모습에.. 더 이상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자신조차 사그라지기 시작했고 또 화를 내게 된다. 








내가 화를 내고 소리를 질러도.. 아내는 또 한 번 흘깃 쳐다볼 뿐.. 대꾸조차 없었다. 아니.. 내가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을 때.. 피곤하다며 날 대놓고 무시하기 시작했다. 








무당이 되고.. 더 이상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된 나였기에 도저히 이곳에서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들자... 또 다시 가슴이 먹먹해 온다.. 이렇게까지 아내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정말로 잘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내게 되묻게 된다.. 








어쩔 수 없이 현관문을 다시 나선 내 귀에 나지막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화소리.. 




아내가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소리가 들렸다. 아내의 목소리가 울먹이고 있었기에 미처 듣지 못했을지도 모를 통화 내용에 문에 바짝 귀를 가져다 대본다. 








-방금 나갔어요.. 시양씨.. 저 도저히 더는 못 참겠어요... 얘기 할래요....예?? 그럼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데요??!! 저 더 이상 못 견디겠다고요!!!.. 이렇게 사느니................. 알았어요.. 그럼 술이라도 사줘요.. 








갑자기 술이라니.. 




난 집안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서둘러 엘리베이터에 올랐고, 주차장으로 뛰어가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아내가 나오길 기다렸다. 아내에겐 차가 없었으니 분명 시양이.. 아니 동자 놈이 자신의 경차를 몰고 이리로 올 것이거나.. 아니면 아내가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할 것이었기에 차를 빼 아파트 입구로 향하는데.. 








‘끼익~~~~~’ 








T자형 출입구에서 차를 막 빼내려는데 날 미처 발견하지 못한 승합차가 쏜살같이 내 차의 범퍼를 긁고는 지나가버린다. 급브레이크를 잡고는 화들짝 놀라 차에서 내려 행단보도에서 멈춘 승합차를 바라보며 막 욕을 하려는 찰나에.. 아파트의 1층 입구에 센서등이 켜지는 걸 확인하게 된다. 








황급히 승합차의 번호를 외우곤 차를 도로가의 옆으로 빼어내 몸을 숙였다. 경미한 접촉사고보다.. 아내의 이유모를 통화내용이 더 중요했기에 난 더 깊숙이 몸을 숙이며 숨기게 된다. 








택시를 기다리는지 잠시 동안 서 있는 아내의 복장은 어느새 변해 있었다. 




방금 전 집에서 봤던 추리닝이 아닌.. 평상시 외출할 때 즐겨 입던 타이트한 검은색 스커트와 퓰립형 블루라인 상의.. 그 위에 망사라고 하기엔 좀 억지인 굵은 손뜨개질로 이뤄진 긴 흰색 가디건을 걸친 모습으로 하이힐의 높이만큼 도저히 30대로는 보이질 않았다. 








택시에 오른 아내는 아파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번화가로 이동해선 낯설어 보이는 바를 향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잠시 동자의 모습을 찾은 난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주인공인 시양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항상 회색 한복만 단정히 입고 있던 동자였는데.. 오늘은 청바지에 흰색 티셔츠의 간단하고 캐주얼한 옷차림이었기에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다. 








생각보다 큰 규모의 바에서 창문 쪽의 자리에 앉은 둘을 조심히 확인한 후 난 날 반기는 웨이터에게 ‘맥주 한 병’이라는 간단한 주문만을 하고 그 둘의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 몸을 숨기게 된다. 의도적인 등 돌림으로 시각이 아닌 청각에 더 의존하며 둘의 대화에 집중하게 된는데.. 그런 내 이상한 태도에 바로 앞자리에 앉아 있는 흰색의 티를 입고 있는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난 검지를 펴 입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시늉을 했고, 내 얘길 알아들었는지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다시 술잔을 쳐다보기 시작한다. 아마 실연이라도 당한 듯 소주잔에 자신의 눈물을 더해가며 양을 늘리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인생 상담이라도 해줘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까지 하게 되지만.. 다시 내 본연의 목적으로 돌아와 최대한 둘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남편은요?.. 혹시...” 




“제가 가게에서 나올 땐 안계셨습니다..” 




“또.. 단란주점으로 날아가셨나 보내요..” 




“아닙니다.. 요즘 제천님은 그런데 안가세요.” 




“그걸 봤어요?” 




“본 건 아니지만..” 




“그럼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혹시.. 어제 제천님이 집에 가셨었나요?” 




“......네.” 




“...아무 일도..” 




“무서웠어요.. 제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정말 모르시겠어요?!!” 




“사모님이 조금 만 더 마음을 여신다면..” 




“마음을 어떻게 열어요!!” 








갑작스런 아내의 고함소리에 일순간 술집 안이 조용해졌다.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사람들의 시선조차 아랑곳하지 않고 아내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잠시 소파에 몸을 숙였던 난 훌쩍이며 눈물을 참는 아내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 시양씨도 그 쪽 사람이니.. 저 같은 정상적인 사람의 마음을 모를 거예요..” 




“그건....” 




“됐어요.. 다른 사람한테 부탁할래요..” 




“다..른 사람이라뇨?” 




“절 이해해 줄 사람이면 누구라도 상관없어요.. 이대로는 도저히 못 살겠어요..” 




“....그.. 정도에요? 다른 사람의 손까지 빌려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 정도로??” 




“.........” 




“그럼.. 제가 진지하게 제천님에게 말씀을 드려 볼게요..” 




“.....” 








조금은 진정이 되는지 아내가 눈물을 멈추곤 천천히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감정이 격해졌던 아내를 풀어주려는 듯 시양이가 되지도 않는 농담을 하기 시작하는데.. 전혀 웃기지도 않는 그 농담들에 아내가 조금씩 평온한 표정을 짓는다. 갈증이 나는데... 왜 시킨 맥주는 나오질 않는 건지.. 손님도 별로 없는데 들어오며 주문한 맥주가 나오질 않자 난 몸을 일으켜 카운터로 발걸음을 옮기려 했지만 아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와 어쩔 수없이 몸을 숙이게 된다. 








“고마워요..” 




“좀.. 진정이 되세요?” 




“.....예.” 




“울지 마세요.. 사모님은 웃는 게 어울리세요.” 




“.....” 




“정말이에요. 사모님처럼 아름다운 분이 우시니까.. 제가 나쁜 놈같이 보이잖아요.” 




“....네?” 




“아까 여기 사람들 시선 못 보셨어요? 꼭 절 제비새끼처럼 쳐다보는..” 




“네에~... 큭..” 




“진짜라니까요!!” 




“말도 안 돼.. 저 같은 아줌마하고 시양씨가 어떻게.” 




“아줌마라뇨.. 20대 초반으로 보이시는데.. 누가 아줌마라고 해요?” 




“예!?..호호.. 말도 안 돼..” 




“진짜에요. 여기 있는 여자들 중에서 가장 어려 보이는데...” 




“참나.. 자꾸 그런 소리 하면 화 낼 거예요!.. 어른을 놀리면 못써요.” 




“아닌데..” 








갑작스러운 아내의 반전에 내 귀를 의심하게 된다. 




방금 전까지 울던 아내가 말도 안 되는 농담에 반응을 보이다니.. 화를 내 듯 말을 하는 아내의 마지막 대화 내용에서 짜증이나 화라는 감정을 결코 발견할 수 없었기에 난 내 귀를 의심하며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게 된다.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는 아내의 모습이 내 시선에 들어왔다. 




고개를 들고 눈을 감은 채 맛깔스러운 목 넘김으로 이슬이 맺힌 잔을 비우는 아내의 모습과 그리고 조신하게 앉은 자세에서도 보이는 긴 목 줄기로 섹시함을 그리는 아내의 자태에 나만이 그런 감정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여자에 대해 음란한 말을 했을 땐 그렇게 까칠하게 굴던 놈이 대놓고 내 아내에게 작업성 멘트를 날리는 모습에 화가 치밀기 시작했다. 








“너무.. 급하게 드시면..” 




“푸~~~.. 여기 맥주 한잔 더요..” 




“... 괜찮으세요?” 




“오랜만에 마시니까.. 시원하내요.” 




“....” 




“이렇게 편안하게 마셔본 게 얼마 만인지..” 




“그러다 취하세요.” 




“저 꽤 세요.” 




“....예.” 








나온 맥주잔을 또 비우는 아내의 모습에 불안감이 밀려 왔다. 




아내는 술이 꽤 센 편이긴 했지만 그건 2년 전 얘기였다. 내게 신내림이 있기 전.. 술을 즐기면 는다고 했던 말대로 아내와 즐거운 섹스라이프를 막 추구하기 시작했을 때 도저히 맨 정신으론 못하겠다는 아내에게 촉매제로 사용 되었던 알코올이란 것으로 맥주 두 잔 소주 두 잔이 주량이던 것이 5잔과 반병까지 늘었었긴 했지만.. 가정이 삭막해짐과 동시에 가족 간의 술자리도 뜸해졌고 어느새 아예 사라져버렸다고 기억하는데.. 








역시 내 불안감은 적중했다. 








몇 잔의 맥주를 더 마시더니 조금씩 흐트러지는 아내의 모습과 어쩔 줄 몰라 하는 시양의 모습까지.. 




술이 취하면 귀소본능이 탁월해지는 아내란 여자의 모습엔 변함이 없는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선 가져온 핸드백도 챙기지 않고 입구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사모님..” 




“...” 




“사모님!!..” 








“계산하셔야죠! 손님!...” 




“마신게 있어야지 계산을 하던가 하지.. ” 








난 소리를 버럭 지르곤 그대로 아내를 따라 주점을 나오게 되는데, 택시를 탈 수 있는 도로가가 아닌 인도를 따라 올라가는 아내를 볼 수 있었다. 시양에게 부축을 받으며 비틀거리는 모습으로 어깨를 기댄 아내의 뒷모습에 옛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데자뷰처럼 느껴지는 지금 순간은 예전에도 분명 있었다. 




나도 술에 취했었기에 언제인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아마도 아내와의 섹스에 한참을 열 올리던 한 때 였을게 분명했다. 비록 제대로 된 스와핑이나 쓰리섬이란 걸 해본적은 없었지만.. 술에 만취해 내가 아닌 내 친구란 다른 이에게 부축 받으며 걷는 아내의 모습에 묘한 흥분을 느껴 집에 도착해 훨씬 자극적인 섹스를 했었던.. 








야한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서로의 섹스에 대한 환상을 키워가며 부끄럽지만 역할 놀이란 것까지 했던 우리 부부였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서로를 너무 사랑했기에 상상과 망상만으로 번번이 끝을 냈었고, 그래도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던 우리였는데.. 








그런 정숙한 아내가 날 끔찍이 생각한다고 하곤 젊은 놈에게 부축을 받으며 거리를 걷고 있었다. 




비록 아내와의 사이가 틀어졌다고는 해도 정말 이건 아니었다. 비록 우리가 한때 그런 자극적인 놀이를 즐겼었다고 해도 아직 이혼서류에 도장도 찍지 않은 이 시점에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질투인지 배신감을 느끼는 내 자신인지 모른 채 난 발걸음을 빨리 해 둘에게 다가가려 하는데.. 








아내와 시양이 한적한 벤치를 찾아 앉는 모습을 발견했다. 아내가 많이 힘겨운 듯 깊은 한숨을 내쉬곤 고개를 푹 숙인 채 머리를 시양에게 기대곤 꼼짝을 하지 않는 모습에 옮기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저곳과는 달리 인파속이 붐비는 맞은 편 입구 쪽 벤치에 앉아 둘을 주시하게 되었다. 








짧은 스커트를 입고 있는 아내였기에 다소곳이 모은 허벅지의 하얀 살결들이 그대로 보이는 정면에서 시양의 어깨에 기댄 아내의 모습은.. 








그런데... 




시양의 손 위치에 내 가슴이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런 공공장소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도 저런 대범한 행동을 하는 시양에게 놀라게 된다. 순진한 줄만 알았던 시양이 놈이.. 아내를 부축하듯 두른 손으로 분명 아내의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다. 




아무리 아내의 몸매가 절어도 다리가 잘 빠졌어도.. 숫총각인 저 놈이 이런 대범한 행동을 할 리가 없는.... 








숫총각이 아니다.. 




저 놈은 동정이 아니었다. 그 총각딱지를 때게 해준 게 다른 누가 아닌 나란 걸 그리고 그 짜릿했던 경험만큼이나 황홀했을 여자 맛을 방금 알게 된 남자만큼 무서운 게 없다는 걸... 난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유부녀이긴 했지만 아이도 낳지 않은 그래서 처녀 같은 아내의 몸매와 연예인 급인 미모의 얼굴에 무방비로 노출되어진 지금의 상태는 늑대 앞에 빨간 망토소년과 다를 게 없을 것이다. 








숨을 몰아쉬며 난 떨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곤 조금씩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들키지 않기 위해.. 사실 아내의 몸에 혼이 빠진 시양이 놈이었기에 조심할 필요도 없었지만 간간히 주위를 살피는 놈의 경계심만을 경계하며 난 상당히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아내의 드러난 허벅지는 어둠이 깔린 구석진 자리에서도 하얗고 뽀얗게 빛을 받아 반사되어지고 있었기에 내 시선도 자연스럽게 그곳을 향하게 되었다. 




짧은 스커트 안으로 살짝 벌어진 아내의 허벅지 사이에 보이는 검은색의 음부가 난 팬티가 아닌 털로 보였기에 깜짝 놀랐고, 이내 보이는 얇은 라인의 존재로 안도를 하게 된다. 시양의 손이 그 라인을 가리기까지의 짧은 안도였고 거의 인사불성인 아내는 자신의 사타구니 속에 천천히 미끄러져 들어온 시양의 손을 본능적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고개를 숙인 채 어렵게 좌우로 작게 흔들며 시양의 손목을 잡은 아내의 손의 모습은.. 아무것도 모를 사람이 봤다면 스스로 남자의 손을 이끌어 자신의 허벅지 사이로 받아들이는 여자의 모습과도 같았기에 내 눈을 몇 번이고 깜빡이며 그 장면을 확인했다. 그러나 분명 아내는 시양의 손을 밀어내며 거부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만......” 








떨어진 거리로 아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히 알 순 없었지만 분명 입모양이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알았기에 벌떡 일어나 그 곳으로 향하게 된다. 








한 발짝. 




두 발자국.. 




또 다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아내의 표정을 보게 된다. 








시양의 손목을 잡은 채 내가 얼마 옮기지도 않은 발걸음에 보게된 아내의 상기 된 표정은.. 




입술이 살짝 열린 채 미간을 찡그린 아내의 표정과 함께 손목을 잡은 손 중 하나가 시양의 팔을 잡고는 팔이 아닌 몸을 밀기 시작했지만.. 촉촉이 젖기 시작한 입술은 아래의 입술의 형태까지도 궁금하게 만들 정도로 뇌쇄적이었기에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조금씩 더 몸을 밀착한 시양의 몸짓에 아내가 정신을 애써 차리려는 듯 벌떡 일어났기에 난 다시 몸을 돌리게 된다. 








“이러지.. 말라고요...” 








버럭 시작 된 아내의 고함이 쏟아지는 시선에 애써 말꼬리를 흐리며 다시 비틀거리듯 걷기 시작했다. 




도로 가장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공원에서 몇 번이고 넘어질 뻔 한 아내가 겨우 빠져나갔을 때.. 시양이 꽉 쥔 주먹을 하곤 황급히 아내를 따라 뛰어간다. 나도 다급히 쫓게 된다. 








생각보다 긴 몇 초였는지 아내는 벌써 도로가를 지나 인적이 뜸한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고 달리기 시작한 시양의 뜀박질에 금세 따라 잡히게 된다. 








숨을 고르며 아내의 두세 걸음 뒤에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길 반복하던 시양은 그대로 아내의 뒤에서 아내를 와락 끌어안았다. 








“헉!!.. 악!...읍!! 읍! 윽읍!!” 








바동거리며 반항하는 아내의 몸짓은 20대의 건장한 시양에겐 너무도 미력했고 미약했다. 아내를 쫓아가며 잠시 동안 시선을 고정했던 건물의 입구로 그대로 아내를 끌어안고 사라지는 시양의 모습에 덜컹거리는 유리문을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내가 쫓아 들어갔을 땐 이미 지하로 아내를 끌고 내려간 상태였다. 








늦은 시간 문 닫은 공장으로 보이는 철문 앞에 비틀거리며 바동거리는 아내를 몰아붙이는 시양의 등이 먼저 보여지더니 이내 아내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비..켜!!.. 비키라고.. ” 




“....” 




“하..지마.. 하 지 말 ..라....” 








아내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아내가 남자를 느껴본지가 2년만이라면.. 아내가 바람이나 필 여자가 아님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지금 술에 취해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몸짓에도 분명 남성의 자극적인 향기에 취해가고 있는 걸 거라는 얼토당토 않는 상상을 하게 된다. 








난 몸도 꼼짝하지 못하고 벽에 바짝 기대어 둘이 비틀거리며 몸싸움을 벌일 때마다 비춰지는 센서등에 몸을 숨기기 바빴다. 








아내의 가디건이 흘러내려 바닥에 먼지투성이가 되어 뒹굴게 되었지만 그것조차 내 시선엔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아내가 흐느적거리며 연신 밀어대려는 손짓과 그것과는 별개로 점점 벗겨지기 시작한 옷가지들로 노출되어지는 아내의 육체가 내 시선을 고정하게 된다. 








블루라인의 셔츠 단추가 다 풀어져 바닥에 소리를 내며 떨어졌고 이내 드러난 아내의 가슴에 숨이 턱까지 막혀왔다. 




아내의 순정만큼이나 하얀 브래지어가 오히려 점등되어지는 센서등으로 잔상처럼 내 시선에 남게 되어 볼륨을 보여줬고 말려 올라가다 시양의 거친 손짓에 아예 후크가 끊어져버린 듯 흘러내려 허벅지를 조이는 모습에 막혔던 숨이 탄성처럼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그..그만... 시..양씨.. 그만....흑...읍...~~” 








시양의 거친 키스가 아내의 입술을 덮고 시작되어졌다. 




거칠게 철문에 몰아붙이며 시작된 시양의 키스에 아내는 흐느적거리며 어떻게든 남자를 밀어붙이던 손이 천천히.. 그리고 힘없이 축 처지기 시작했다. 아니.. 처진 게 아니었다. 시양의 팔뚝을 잡고 있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던 나였다. 








조금씩.. 천천히 그리고 진하게 진행이 된 키스가 절정에 달했을 무렵 가슴을 움켜쥐고 우악스럽게 주무르던 시양의 손이 점점 더 내려가선 아내의 팬티위에 자리 잡았다. 








“아..안돼요.. 제..제발....” 








아내의 목소리에 더 흥분을 시작하는 시양이었다.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예전 상상과 망상만으로 그쳤던 역할놀이가 예상치도 못한 이 상황에서 진행되어지는걸 지켜만 봐야 한다니.. 








배신감을 넘은 쾌감은 불끈거리며 텐트를 치기 시작한 하반신으로도 확실한 사실이었다. 숨을 몰아쉬며 둘의 행위에 더 몰두할수록 괴리감처럼 두 주먹을 꽉 쥐게 된다는 것도 모른 채 난 아내의 흐느끼는 울먹임과 함께 시양이 놈의 팔뚝을 더 세게 움켜쥐는 아내의 손을 볼 수 있었다. 








“흑....” 








아내의 팬티가 잡아당겨져 허벅지에 걸쳤을 때.. 맑고 투명한 실과도 같은 애액의 긴 줄기가 센서등에 의해 반짝거리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고장 나 텀이 짧은 센서등이 내 갈증을 더 목마르게 했고 아쉬움에 숨어 있는 지금 상황에도 난간에 바짝 기대어 둘을 쳐다보게 된다. 내가 위치한 센서등의 스위치를 발견해 끄고 난 후에야 가능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아..아파요..” 




“모.못 참겠어요... 하고 싶어요.” 




“안.. 되요... 지금 취해서 이러..런 거에요.. 그..그만해요...” 




“아니에요. 사모님이 얼마나 아름다우신데..” 




“....” 




“여잘 많이 만나보진 않았지만.. 사모님 같이 예쁜 분은 처음이에요.. 정말 하고 싶어요,” 




“....” 




“괘..괜찮죠?” 




“아..안 돼요.. 나..남편이.. 헉” 








거부하는 아내를 시양이 놈이 더 밀어붙이는 게 분명했다. 




철문을 향해 바짝 아내를 밀어붙이곤 몸을 있는 대로 밀착한 채 뜨겁고 거친 호흡을 아내의 얼굴에 고스란히 뿜어대는 모습을 바로 윗 층에서 바라보며 난 난간을 짚은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으스러트리지 못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자..잠깐.. 이..이게 뭐에요.” 




“..예?” 




“아..아래에.......” 




“........자지요.” 




“....네..네???” 




“다른 분이.. 많이 크다고 하던데..” 




“자..잠깐만요!!.. 너,, 너무 붙지 마..마세...흑...읍..흑~~~~” 




“쪽... 쩝쩝.. 쪽~~~” 
















거친 호흡이 두 사람의 거리에 비례하도록 적어지며 다시 진한 키스로 이어졌다. 








자신의 육봉을 아내에게 느껴보라는 듯 더 하반신을 밀착하며 들이대는 시양의 행동에 아내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그대로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양이 놈의 물건에 대한 건 이미 주점에서부터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부럽기만 했었고, 질투를 느끼긴 했지만.. 정작 저 물건의 개시를 해줬던 주점에선 그 대상이 아내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기에 단순히 그런 감정뿐이었는데.. 








배신감을 넘는 분노에도 점점 들려오는 아내의 쾌감에 절은 소리 때문에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다리에 힘이 빠지는데도 정작 내 분신엔 힘이 들어가는.. 이상한 상태로 난 흐느낌이 섞인 아내의 신음소리가 섞인 쩝쩝 거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