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게시판] 여자의 일생 - 22부 - 딸타임

여자의 일생 - 22부




[ 스토커 2 ]










혜경은 며칠전 부터 뒷통수가 근질거리는 것을 느끼며 불쾌감을 감출수 없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착각하고 있는가도 생각해 봤지만 틀림없이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느낌을 분명히 받았다.




몇번이고 급히 돌아봤지만 자신을 지켜보는 눈길의 주인공을 찾을 수 없었다.










그 눈길은 혜경을 집요하게 쫒고 있었다. 혜경은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이런 일을 당할 만큼 잘못을 저지른 사실이 없었는가 하고...




혜경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런 일을 당할 만한 일이 생각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냥 자신을 사모하는 마음 약한 남학생이 몰래 지켜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약간 우쭐한 기분 마저들었던 혜경은 갈수록 그 강도가 심해지자 안절부절했다.




급기야 그 눈길을 분석해본 혜경은 학교 주위 약 300미터에서 그 눈길이 느껴짐을 확인했다.










몇번이고 그 눈길의 주인공을 잡으려고 했으나 잡을 수가 없었다. 




분명히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데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을 받으니 미칠지경이었다.




아주 끈적거리는 눈빛이라고 생각한 혜경은 불쾌감을 넘어 살의를 느낄 지경에 이르렀다.










등교길과 하교길을 가리지 않고 그 눈길은 자신을 따라 다니고 있었다.




혜경으로서도 마냥 손을 놓고만 있지 않았다. 벼라별 짓을 다해봤었다.




유진 등을 근처에 숨어있게 하고는 눈길이 느껴지면 신호를 보내도 보고 모르는체 하며 걸어가다 갑자기 뒤돌아 뛰어가기도 하는 등...온갖 짓을 다해봤어도 그 눈길의 주인공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런 일이 계속되자 유진들도 지쳐 혜경이 없는 일을 만든다고 치부해 버렸다. 










" 야! 너의 착각이야... 아무도 안보는데 무슨... 너무 신경이 날카로워서 그런거야...










신경 좀 끄고 살아라... 계집애가 신경만 날카로워 가지고.. "










혜경으로서는 미치고 팔딱 뛸노룻이었다. 분명이 끈적거리는 눈길을 느끼고 있는데 아니라니...




혜경은 점점 노이로제에 빠져 들어갔다. 괜히 신경질을 부리고 작은일에도 화를 냈다.




더 이상은 누구에게도 말을 못하고 혼자 속알이를 했다.










그런 혜경에게 더욱 열받게 하는 일이 뒤이어 벌어졌다.




혜경의 소지품 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다.




체육시간이라던지 점심시간에 나갔다 오면 작은 소지품이 사라져 버리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혜경은 유진등에게 이야기했지만 이미 혜경의 말을 믿지 않는 그녀들은 혜경의 말을 일축해버렸다.




그러니 혜경은 더욱 미칠지경이었다. 혜경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 그래! 니년들이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 내가 범인을 잡고나서 니년들을 어떻게 하는가 봐라. )










혜경은 밖으로 나가는 척하면서 숨어서 지켜보기도 하고, 몰래 반의 친구들을 감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혜경을 범인은 놀라울 정도로 잘 파악하는지 잡을수가 없었다.




혜경은 피가 마르는 기분을 느꼈다. 공부도 잘되지 않아 진호의 핀찬을 듣기도 했다.




그러던 중 혜경은 기겁을 할일을 당했다. 아무 생각없이 오후 수업을 위해 가방을 열자 편지봉투가 들어있었다.










무심코 봉투를 열어 읽던 혜경은 놀라 비명을 질렀다.




급히 봉투를 털어보니 한가닥의 음모가 분명한 털이 나왔다. 혜경의 얼굴은 새하얗게 변했다.




혜경의 비명에 유진 등이 다가와 걱정을 했다. 혜경은 너무 놀라 말도 못하고 편지만 가리켰다.




편지를 읽은 유진의 입에서도 비명이 터져나왔다. 유진의 머리에 스토커라는 단어가 스쳤다.










두려운듯 음모를 바라보던 유진은 그제서야 일이 심각함을 느낄수 있었다.




혜경의 말이 모두 사실이었던 것이었다. 책상에 엎드려 울음을 터트리고 있는 혜경을 위로 하던 유진은 다시 편지를 꼼꼼하게 읽어보았다.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오늘은 하얀 팬티를 입었군... 너의 팬티를 보고 얼마나 꼴렸는지... 딸딸이를 열번도 더 쳤다.










너도 내 생각하며 네 보지에 손 집어넣고 열심히 자위를 해라..










그리고 여기 너의 팬티에서 얻은 네 보지털을 보내니 내 생각 많이하기 바란다.










언젠가 널 찾아 갈테니 항상 보지 열심히 닦고 다녀라. 십에 미친 색마가... >










그리고는 조잡한 솜씨로 커다란 남자의 성기가 그려져있었다.




유진은 몇번이고 다시 읽어봤다. 알수 있는것은 컴퓨터로 쳤다는 것 뿐이었다. 




편지 봉투를 살펴봤지만 아무런 것도 알아낼수가 없었다.




유진은 어느 정도 마음을 안정시키고 있는 혜경에게 먼저 사과부터했다.




혜경이 이야기 했을때 앂었던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 미안하다 혜경아! 나는 네가 신경이 날카로워서 그러는 줄 알고.. 용서해줘..."










유진이 진심으로 사과하자 혜경은 사과를 받아들였다.




수업이 시작되자 마치고나서 대책을 상의하기로 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수업이 마치자 네 사람은 뒷 동산으로 자리를 옮겨 머리를 맞댔다.




진호에게는 학교가 늦게 마쳐 오늘은 쉬자고 연락을 해두었다.










" 이건 분명히 우리반의 계집년들 중 한명이 관련된 일이야... 그렇지 않으면 네 가방에 이런게 










들어가 있을 수가 없어. 너 분명히 아침에 가방을 열었을 때는 없었다고 했지?.. "










유진이 말하자 혜경은 고개를 끄떡이며 눈에 살기를 뿌렸다.




그런 혜경을 보더니 유진이 다시 말을 이었다.










" 그럼 정리를 해보자.. 학교에 올때와 갈때... 그러니까 학교 주위에서만 그 눈길을 느낀다.."










말을 하며 유진이 힐끔 혜경을 쳐다보자 혜경은 얼른 다시 고개를 끄떡였다.




알겠다는 듯 같이 고개를 끄떡이던 유진은 머리를 짚으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 그럼 학교 근처에 있다는 이야긴데... 그리고 오늘 편지! 이건 우리반 계집년들 중 한명이 










이일에 관련이 있다는... 너 혹시 집히는 거없니?... "










" 네년도 알다시피 내가 우리반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잘해주니?... 










맞고오면 복수까지 해주는 거 다알면서....










그리고 다른 사람을 생각해 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짚히는게 없어... "










혜경은 울상을 한 채 말했다. 그런 혜경을 보고 유진은 동감이라는 듯 고개를 끄떡였다.




거의 반나절을 혜경과 붙어 있다시피하는 유진으로써도 혜경에게 특별히 짚히는 것이 없었다.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겨있던 유진은 아! 하고 무언가 생각난듯 말을 꺼냈다.










" 혹시! 전에.. 왜 우리가 축제에 갔을 때 그 느끼한 놈이 아닐까?... "










" 아닌것 같아... 벌써 진호 도련님을 통해 알아봤는데... 그 놈은 제외시켜도 될거같아.. "










혜경의 힘없는 말투에 유진도 힘이 빠지는 걸 느꼈다.




네 사람은 각자 머리를 굴리며 생각에 잠겼다. 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유진은 맥 빠진 어조로 입을 열었다. 










" 어쩔 수 없어... 전에 몇번이고 학교 주변을 둘러봤지만 찾을 수 없었으니까..










이제 돌아가면서 우리반의 아이들을 감시해 보는 수밖에... 잘하면 잡을 수 있을테니까 "










유진의 말에 공감을 느낀듯 모두들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떡였다.




네 사람은 하교를 하면서 따로 떨어져 걸었다. 혹시라도 범인을 볼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진채... 혜경은 다시 지켜보는 눈길을 느꼈지만 범인은 찾을 수가 없었다.










혜경은 어깨를 축 늘이뜨린체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 혜경을 보자 성미는 놀라 꼬치꼬치 캐물었지만 만사 귀찮기만 한 혜경은 건성으로 대답하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워버렸다.










진우가 퇴근해 돌아오자 성미는 혜경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이미 혜경의 변화를 감지하고 있던 진우는 혜경에게 부드럽게 질문을 했다.




살을 맞대고 살다보니 혜경의 자그마한 변화도 민감하게 느낄수 있는 진우였다.




진우는 얼마전 부터 변한 혜경의 잠자리에서의 태도로 그것을 감지했던 것이다.










될수있는데로 상대의 기분을 다치게 하지 않으려는 진우였지만 평소 활발하던 혜경이 침울하게 변하자 혜경에게 심각한 일이 생겼음을 느꼈다.




부드러운 태도로 묻는 진우의 말에 약간 짜증섞인 목소리로 부인을 했다.




그런 혜경을 보며 진우는 가만히 입을 열었다.










" 그래! 이야기 하기 싫으면 더 이상 묻지 않으마. 그러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얘기해라










나는 네 남편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네편인것을 잊지말고... 알았지.."










진우는 혜경에게 얼굴을 한번 쓸어준뒤 가볍게 키스를 하고는 방을 나갔다.




그런 진우의 뒷모습을 보는 혜경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혜경은 다시 한번 그놈의 스토커를 잡고 말겠다고 다짐을 했다.










다음날 아침 따갑게 느껴지는 자신을 쫒는 시선을 울화가 치미는 표정으로 둘러보며 교실로 들어간 혜경은 자신의 자리에 앉아 무의식 중에 서랍에 손을 넣었다.




휴지조각이 잡히자 불쾌한 심정으로 휴지를 꺼냈다. 잠시 그것을 보던 혜경은 기겁을 했다.










" 악! 엄마야!... "










다음 순간! 혜경은 놀라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뛰쳐 나갔다.




던져진 휴지에는 허연 액체가 잔뜩 묻어있었다.




혜경은 교실을 뛰쳐나와 뒷동산에 몸을 숨기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미 혜경의 신경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른것이었다.




유진등이 혜경을 찾아 헤매다가 자신들의 아지트에서 혜경을 발견하고는 다가왔다.




유진의 손에는 한통의 편지가 들려있었다.










그녀들의 위로에 어느 정도 마음이 진정된 혜경은 말리는 유진의 말에도 불구하고 편지를 읽었다.




예의 " 색마 " 라는 놈이 보낸것이었다.




자신을 찾으려고 한다는 걸 다알고 있다며 자신이 찾아 혜경을 먹을 때까지 가만히 있으라고 한 뒤




혜경을 생각하며 자위를 한 것이니 맛있게 먹으라는 글이었다.










그 글을 읽은 혜경은 이제 자포자기한 심정이 되었다. 화를 낼 기운도 없었다.




멍하니 앉아있는 혜경을 보며 유진과 명미등은 어떡하던지 혜경의 기운을 북돋어 줄려고 노력했다.




자신들이 범인을 잡으려고 하는 것을 느끼고는 이제 아침일찍 손을 쓴 범인에 혀를 내둘렀다.










유진등은 범인에게 이를 갈며 저주했으나 방법이 없었다.




다음날 아침 새벽부터 번갈아 가며 학교에 나와 감시했지만 범인을 잡을수 없었다.




그녀들이 지키는 걸 알고는 며칠동안 혜경에게 손을 쓰지 않은 것이었다.




지친 그녀들이 포기하자 다음날 바로 편지와 함께 이번에는 팬티에 정액이 범벅이 된채 책상서랍에 들어있었다. 혜경은 몸과 마음이 극도로 피폐해졌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변해가는 혜경을 바라보던 진우는 더 이상 참을 수가없었다.




혜경과 마주 앉은 진우는 강력하게 혜경을 추궁했다.




처음에는 아무일도 없다고 부인하던 혜경은 은근히 이혼까지 들먹이는 진우에게 결국 입을 열었다.




울면서 사실을 털어놓는 혜경의 말에 진우는 입을 딱 벌렸다.










" 그러니까... 음모에.. 정액... 그리고 팬티까지... "










" 예... 혜경이는 죽고만 싶어요... 흑흑흑... 혜경이는 어떻게 해요... "










진우는 잠시 멍청히 있다가 정신을 차리려는 듯 머리를 흔든 후 흐느끼는 혜경을 쳐다봤다.




그런 혜경을 측은 한 시선으로 보다 가만히 안아주었다. 진우는 도저히 용서가 되지않았다.




감히 자신이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혜경이에게 그런 짓을 하다니... 진우는 이를 갈았다.










진우는 우는 혜경을 달래며 세세한 부분까지 상세하게 질문했다.




모든 것을 확인한 진우는 경찰에 신고 할까도 생각했으나 곧 마음을 고쳐먹었다.




혜경이 경찰에 불려다니면 마음에 상처를 받을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 혜경아! 걱정하지마! 오빠가 며칠내로 해결해 줄테니... 오빠 믿지...?"










진우의 믿음직한 음성에 혜경은 조금 마음이 진정되는 것을 느끼고는 진우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 마음이 풀릴 때까지 그대로 두며 진우는 생각에 잠겼다.










( 내가 직접 나설수는 없어... 어쩌면 그놈이 내 얼굴을 알고 있는지도 모르니까....










그렇다면 진호의 친구나 아니면 그놈들을... 아니지! 그놈들은 안되지... )










진우는 떠오르는 얼굴들을 애써 지웠다. 확실하지만 그렇게 하기 싫었다.




자신을 대신할 인물들을 머리속으로 생각을 하던 진우는 어쩔 수없이 진호에게 맏기기로 했다.




어느듯 울다 지쳤는지 혜경은 진우의 품속에서 고른 숨을 내쉬고 있었다.










어느새 지쳐 잠이 들어버린 혜경이었다. 진우는 혜경을 조심스럽게 자리에 눕혔다.




천사같은 얼굴로 잠이 들어있는 혜경의 모습에 미소를 짓던 진우는, 꺼칠한 혜경의 얼굴에 가슴이 아파오는것을 느끼자 그런 짓을 한놈에 대해 맹렬한 적개심을 불태웠다.










거실로 나온 진우는 걱정스런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성미에게 모든 사실을 이야기했다.




성미는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가 눈물을 쏟았다.




혜경에게 달려가려는 성미를 간신히 만류한 진우는 다시 성미를 달래느라 진땀을 뺐다.










간신히 성미를 달랜 진우는 진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장 만나자고 하자 무슨 일인가 하고 궁금해 하면서도 약속장소로 달려왔다.




진우의 이야기를 들은 진호는 길길이 뛰었다. 당장이라도 그놈이 눈앞에 있으면 죽여버릴 듯이..










" 그런 일이 내 당장 이놈을... 그래서 형수가 요즘 그렇게 힘도 없고 자꾸 멍하니 있었구나..










오늘 밤부터라도 당장 내가 그 학교에서 잠복하면서 그놈을 잡을께... "










" 어이구 이 화상아! 좀 서두르지마라. 그렇게 쉬울것 같으면 내가 벌써했다. 잘들어라... 










그 놈과 연관된 년이 틀림없이 혜경이의 반에 있어.. 그년이 우리의 얼굴을 알지도 몰라..










그래서 말인데 네 친구 중에 믿을 만한 놈들 없니? 싸움도 좀 되는 놈으로..."










진우의 말에 진호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생각에 잠겼다. 형의 말이 백번 지당했다.




한참을 생각에 잠겨있던 진호는 고개를 들었다.










" 응! 몇명있기는 한데..그것보다 그들을 부르면 안될까? 그럼 더 쉬울텐데... 전문가들이잖아.. "










" 안돼 그들을 쓸수는 없어... 너무 위험한 자들이니까. 그냥 네 친구들이면 충분해.. "










진우는 진호의 말에 단호하게 거부를 했다. 진호도 별다른 의의가 없는 듯 수긍했다.




두 형제는 머리를 짜냈다. 계획이 서자 진호는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다.




평소에 친구들에게 좋은 평판을 듣고 있던 진호의 말에 금방 다섯명의 친구들이 나왔다.




그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하자 청년의 순수함으로 분개를 하며 기꺼이 돕겠다고 나섰다.




물론 축제에서 본 혜경의 미모도 그들을 움직이는데 한몫을 톡톡이 했다.










진우의 지시에 따라 그들이 흩어지자 진우는 집으로 돌아왔다.




성미에게 상황을 설명하고는 진우는 방으로 들어갔다.




혜경은 나쁜 꿈이라도 꾸는듯 얼굴을 잔뜩 일그러 뜨린채 몸을 꼬부리고 자고있었다.




진우는 그런 혜경의 얼굴을 가만히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 녀석, 그렇게 괴로운 일이 있었으면 빨리 내게 말하지... 금방 해결해 줄텐데... "










진우는 잠옷으로 갈아입고는 혜경의 옆에 누웠다.




가만히 안으니 혜경의 몸이 순간적으로 경직되는 듯 하더니 꿈속에서도 익숙한 감촉을 느낀듯 푹 안겨왔다. 진우는 혜경의 여린 몸을 지킨다는 심정으로 꼭껴안았다.










다음날은 아무일 없이 지나갔다. 여전히 등교길과 하교길에 자신을 노려보는 눈길을 느꼈지만 진우에게 이야기를 들은 혜경은 마음이 놓였다. 여전히 조심스럽기는 했지만..




다시 몇일이 지나가자 진호는 초조해졌다. 자신의 손으로 그놈을 꼭 잡고 싶었다.










진호는 참지 못하고 변장을 한채 아침도 거른채 혜경의 학교 앞으로 갔다.




한쪽 구석에 몸을 숨기고는 학교 주변을 둘러보았다.




학교 주변에서 300미터 정도 떨어지면 자신을 쫒는 눈초리가 사라진다는 말을 기억하며 주변의 건물을 하나씩 유심히 둘러보았다.




어떤 특이한 사항을 발견하지 못한 진호는 한숨을 쉬고 몸을 돌리려고 했다.










( 이제는 더 이상 그런짓을 안하려는가? 그럼 잡기가 더 힘들어지는데...










형한테 졸라서 그들을 쓰는게 낳지않을까?.. )










진호는 아쉽기만 했다. 그들을 풀면 금방 잡을 수 있을 것같았다.




몸을 돌려 가려는데 멀리서 혜경이가 등교하는 것이 보였다.




진호는 황급히 몸을 숨기며 혜경의 모습을 지켜봤다. 혜경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축처진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런 혜경을 불쌍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진호의 눈에 이상한 빛이 감지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햇빛에 유리가 반사된 것이라 평범하게 생각하던 진호는 머리를 스치는 생각에 주위를 급히 둘러보았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실망을 한 진호가 고개를 돌리는데 멀리 짓다만 건물의 창에서 햇빛에 반사되는 빛이 살짝 보였다.




순간적이라 자신이 재대로 본것인지 햇갈린 진호는 잠시 동안 그 창을 주시했다.




잠시 주시하자 창에 어른거리는 그림자와 다시 햇빛에 반사되는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 저놈이다. )










진호는 가슴이 뛰는 걸 느꼈다. 혜경이 교문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건물 사이를 피신처로 삼아 몸을 숨긴채 그곳으로 뛰어갔다.




제발 그대로 있기를 빌면서, 제법 먼 거리를 달리느라 가슴이 터질듯 한 진호였으나 조금도 신경쓰지않고 그대로 달렸다.










근린 상가를 짓다 만듯한 건물은 흉물스러웠으며 여기저기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진호는 아까본 창을 대략 가늠해 본뒤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진호는 잘못 봤나하고 여기 저기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힘이 쭉빠지는 것을 느끼며 진호는 처음 봤던 창으로 다가갔다.




학교와 등교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 내가 착각을 한 모양이군... 허탈하네... )










기운이 빠짐을 느끼며 몸을 돌리던 진호는 옮기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뭔가 이상했다. 




창문앞 바닦이 너무 깨끗한 것을 발견한 진호는 다른 곳과 비교를 해봤다. 




이상하게 그곳만 사람이 움직인 흔적이 보이는 것이다.




진호는 이곳에서 누군가가 혜경을 망원경 같은 것으로 보고 있었음을 확신했다.




그러나 자신을 보고 자리를 떴는지 아니면 우연히 그렇게 됐는지 확신이 서지않았다.










일단 이곳을 감시할 필요성을 느낀 진호는 주변을 살핀 뒤 천천히 건물밖으로 나왔다.




나중에 밤이나 새벽에 다시 올 생각이 었다.




집으로 돌아온 진호는 진우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낸 사실을 이야기했다.




진우는 처음에는 진호의 경거망동에 화를 내더니 곧 어쩔 수 없는지 수긍을 했다.




진우에게 연락을 하고는 진호는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여 하루만 더 잠복을 부탁했다.










사실 처음에는 정의감에 불타 앞뒤가리지 않고 승락했던 진호의 친구들도 많이 지쳐있었다.




진호는 저녁을 든든히 먹고 미리 잠까지 자둔 후에 열두시가 넘자 집을 나섰다.




혜경의 학교앞에 도착하자 진우의 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진호는 얼른 조수석에 올라갔다.










" 저녁은 먹었니? " 










진호를 보자 진우는 반가운듯 말을 붙였다.




그런 진우에게 잠까지 자 두었다고 말한 진호는 자신이 본 건물을 가리켰다.




진우는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 건물을 응시하더니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담벼락에 주차시켰다.










" 지금 들어가봐야 아무도 없을테니까 교대로 눈을 붙이고 새벽에 들어가자... "










" 그게 좋겠네요... 그런데 밤을 세우려면 아무래도 뭔가 먹을 게 있어야 할텐데 내가 밤참거리를










사올까요? "










진우는 진호의 말에 지갑을 열어 돈을 주었다. 진호는 돈을 받더니 어디론가 뛰어갔다. 




잠시뒤 비닐 봉지에 한아름 무엇인가 담아와서는 조수석에 올라 앉았다.




그런 진호에게 진우는 가볍게 핀잔을 주었다.










" 어이구 녀석아! 누가 다먹을 거라고 그렇게 많이 사왔냐.."










" 하하하 걱정을 마슈... 다 못먹으면 집에 가져가서 두고 두고 먹을 거니까.. "










두 형제는 서로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서로 먼저 자라고 실랑이를 벌렸지만 둘 다 잘 생각이 없는지라 그냥 밤을 새우기로 했다. 형제는 나란히 밤을 새우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하면서.... 둘은 더욱 가까워 지는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는 중에도 시간은 쉴새없이 흘러 동쪽 하늘이 서서히 밝아오기 시작했다.




진우는 그것을 보더니 진호를 한번 쳐다보고는 차에서 내렸다.




쌀쌀한 아침공기가 진우의 심신을 상쾌하게 만들었다.










형제는 가볍게 몸을 움직여 밤새 굳었던 몸을 풀었다.




몸이 풀린것을 느낀 형제는 서로를 한번 바라본 후 아직도 어둠에 묻혀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진호가 봤던 창의 옆방으로 들어간 형제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날은 서서히 밝아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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