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별 야설] 납치된 아내 - 하편 - 딸타임

납치된 아내 - 하편

납치된 아내납치된 아내밤바다는 어두웠다. 달조차 뜨지 않은 막막한 암흑이 사방으로 뻗쳐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이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 지루했고 또 누군가에게는 이 항해가 목숨이 걸린 위험한 시간이었지만, 로얄실 101호에서 엉켜 있는 한 쌍의 남녀에게는 일생 최고의 쾌락으로 치닫는 시간이었다.



“아항, 하항, 아흑, 아항”



“헉, 헉, 정연아, 헉, 넌 이제, 헉, 내꺼야.”



“아, 오빠, 오빠, 아항, 너무 커, 하항, 오빠 꺼, 아학, 너무 커.”



“헉, 너도, 헉, 이제 이 놈 없인, 헉, 못 살겠지?”



“몰라, 아흑, 오빠, 아항, 계속 해줘.”



101호에는 불그스레한 보조등이 들어와 있었다. 분위기 있는 조명은 분홍색 슬립을 입은 정연의 몸매를 더욱 자극적으로 비춰주었다. 여자는 긴 슬립 외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았고 슬립 치마는 허리 위로 걷어올려진 채 허연 엉덩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남자는 그 엉덩이 뒤에서 열심히 펌프질을 해대며 여자를 황홀경으로 몰아넣었다. 그녀가 입고 있는 슬립은 애초에 남편 대식이 즐거운 밤을 보내려고 그녀에게 선물했던 란제리 세트 가운데 하나였지만 이젠 배를 탈취한 보스에게 즐거움을 더해주는 소품이 되고 말았다.



“우리 정연이가 오빠를 위해서 이렇게 예쁜 옷들을 준비하고 있었을 줄이야. 오빤 너무 행복해.”



역시 극도의 쾌락상태에 치닫고 있는 사내의 눈에는 정연의 모든 것이 마치 처음부터 자신을 위해 준비되었던 것처럼 여겨졌다. 정연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당장 자신의 보지를 유린하고 있는 이 남자를 충동시킬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여자는 사내의 펌프질에 맞춰 엉덩이를 리드미컬하게 좌우로 흔들었다. 불타오른 사내의 육욕은 펌프질을 더욱 부추겼다. 한동안 격렬하게 정연의 몸 뒤에서 움직이던 사내는 지친 듯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여자의 희고 풍염한 엉덩이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뭔가 너무 아쉽다는 듯이.



“네 엉덩이 너무 이뻐. 이걸 본 놈이라면 누구든 좇을 세우고 덤벼들텐데... 아니, 지금까지 애인도 못 만들고 대체 뭐했어. 맨날 집에서 솥뚜껑만 운전한 거야?”



남자는 여인의 둔부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정연도 사내가 자신의 몸에 쏟아내는 찬사가 싫지 않았다. 그녀는 유혹하듯 요염하게 엉덩이를 흔들며 대답했다.



“오빠 주려고 아껴뒀어. 그러니까 이젠 오빠가 마음대로 해.”



사내는 심장이 터질 지경이었다. 비록 30대 중반에 애를 둘이나 낳은 유부녀였지만,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특히 뽀얗고 보드라운 그녀의 속살은 만지지 않고 배길 수 없는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분홍 슬립 속에 비치는 정연의 허연 엉덩이와 허벅지를 자신의 정액으로 더럽혀주고 싶었다. 슬립이 흘려내려 거의 다 드러난 둥근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미친 듯이 빨고 싶었고, 그녀의 여린 어깨는 으스러지게 안고 싶었고, 그녀의 입술에는 부드럽지만 깊은 키스를 나누고 싶었다. 사내는 다시 정연을 덮쳤다. 입술과 어깨와 젖가슴과 엉덩이가 번갈아가며 남자의 손과 입술과 혀에 농락당했다. 사내는 다시 여자의 두 발을 잡고 자신의 어깨 위에 걸쳐 놓은 채 거대한 살기둥을 여자의 보지에 밀어넣었다. 여자도 온몸으로, 그리고 온 마음으로 남자를 받아들였다. 두 남녀는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정연아, 난 널 놓치지 않을 거야. 넌 영원히 내꺼야.”



“아학, 오빠, 하악, 너무 강해. 아흑, 오빤, 하흑, 너무 강해.”



사내의 넓고 단단한 등을 여자는 할퀴듯 끌어안았다. 하아악- 비명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정연은 무아지경에 빠졌다. 남자는 펌프질을 멈추지 않았다.



“말해, 정연아, 말해, 이 오빠 꺼가 되겠다고!”



“아학, 오빠 꺼야, 아흥, 정연이는, 하악, 오빠 꺼야.”



정연은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였지만 그녀의 고백에 사내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정연아,..사랑해.”



“아흑, 나도, 아항, 나도...”



남녀는 서로 얽힌 채 침대 위에 널부러졌다. 방 안은 후끈 달아오른 흐드러진 정사가 내뿜은 열기로 가득했다.







여전히 밤바다는 어두웠다. 기계실에 숨어 있던 대식은 배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원래 목적지였던 제주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는 몰래 기계실에서 빠져나왔다. 조타실은 두 명이 지키고 있었는데 한 명은 권총으로 선장을 위협해 원하는 곳으로 배를 몰고 있었다. 대식은 더 늦기 전에 해경에 구조요청을 해야만 했다. 괴한들이 총으로 무장했다는 사실에 겁이 나기도 했지만, 그는 분명 선실 한쪽 구석에 웅크린 채 겁에 질려 떨고 있을 아내 정연을 떠올리며 용기를 냈다. 대식은 어둠을 틈 타 살금살금 기어 조타실로 접근했다.



“하악, 하악, 아학”



몸을 낮춰 조타실을 향해 기어가던 대식은 어디선가 여자의 신음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누가 울고 있나?’



그가 배를 깔고 기어가고 있는 곳은 마침 로얄실 101호 위였지만, 초병들을 경계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그에게 그러한 사실을 알아챌 여유는 없었다.



‘지금 딴 생각할 때가 아니지!’



대식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낮은 포복으로 아주 천천히 전진해나갔다. 마침 보초를 서고 있던 녀석이 바닥에 앉은 채 살짝 졸고 있었다. 대식은 꼴깍 마른 침을 삼켰다. 그는 소리를 죽이고 천천히 졸고 있는 초병 옆으로 다가가 그의 옆에 놓여있던 소총 한 자루를 가로챘다. 여전히 그는 눈치를 채지 못했다. 총을 낚아챈 대식은 몸을 일으켜 재빨리 조타실로 뛰어들었다.



“꼼짝 마! 소리 내면 쏜다!”



선장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던 괴한이 화들짝 놀라 대식에게 총구를 겨누려 했으나 대식이 먼저 개머리판으로 상대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악- 비명을 지르며 상대가 쓰러졌다. 배를 몰던 선장이 서둘러 그 사내가 자신에게 겨누고 있던 권총을 빼앗아 들었다. 조타실이 시끄럽자 졸고 있던 사내가 깨어났다. 하지만 이번에도 대식이 더 빨랐다. 졸았던 괴한이 완전히 깨어나기도 전에 개머리판이 머리통에 날아들었다. 그 사내도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이제 대식은 조타실을 장악한 셈이다.



“어서 해경에 구조 요청을 하세요.”



대식은 선장을 재촉했다. 선장은 급히 구조신호를 보냈다. 그 순간 무언가 둔탁한 것이 대식의 머리를 내리쳤다.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조타실 안의 사내가 깨어나 반격을 한 것이다. 대식은 까무룩 깊은 어둠으로 빠져들었다.







보스는 섹스를 마친 후에도 자신의 품에 살포시 안겨 있는 정연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여흥을 즐기고 있었다.



똑똑- 노크 소리.



“누구야?”



보스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그의 품에 땀에 젖은 슬립 채로 안겨 있던 정연은 흠칫 놀라 이불로 자신의 몸을 감싸 가렸다.



“형님, 일이 좀 생겼습니다.”



“들어와!”



사내는 벗은 채 부하를 방안으로 불러들였다. 들어온 부하는 꾸벅 인사를 하더니 말을 이었다.



“웬 놈이 조타실을 습격해서 아우 두 놈이 많이 다쳤습니다. 게다가 그 놈이 해경에 구조신호까지 보낸 모양입니다.”



“뭐야!”



보스의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그는 서둘러 옷을 입더니 부하와 함께 휙 방을 나섰다.



“우리 애기, 코 자고 있어. 별 일 아니니까 걱정 말고. 오빠 금방 돌아올게.”



사내는 다정하게 한 마디를 남긴 채 문을 닫고 서둘러 어디론가 향했다.



‘해경이라고? 경찰이 구하러 온다는 건가?’



정연은 혼란스러웠다. 사실 경찰이 온다면 좋아해야 할 터였다. 그녀뿐만 아니라 선실에 갇힌 채 떨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경찰에게 구출될 것이고, 그녀 자신은 남편 대식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뭔지 모를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어떡하지?’



이렇게 더럽혀진 몸으로 다시 남편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이틀 동안 다른 사내와 네 번이나 몸을 섞고, 창녀처럼 그의 품에서 애교를 부리고, 심지어 그의 정액을 자신의 보지로 받아내기까지 한 터였다. 정연은 대식의 얼굴을 마주 대할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며칠 째 자신의 몸을 탐닉한 저 보스라는 사내와 갑작스레 헤어져야 한다. 정연은 그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었다.



‘정연아, 정신 차려!’



그녀는 스스로에게 충고했지만, 근원 모를 갈증만 더욱 심해져 갔다.



‘나 왜 이러지? 도대체 어쩌자는 거지?’



긴 섹스에 지친 정연은 답이 없는 질문을 되뇌이다 자신도 모르는 새 잠이 들고 말았다.





드르렁 푸-

창살 너머 들어오는 싱그런 바다의 아침빛깔 덕분인지 아니면 옆에서 심하게 코를 고는 소리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연은 자연스레 잠이 깼다. 몸을 뒤척이자 누군가 그녀 곁에 누워있었다. 보스였다. 그녀는 가만히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처음 볼 때에는 무척 사나워보였는데, 이젠 정감이 간다. 남자답고 여자를 다정스럽게 대할 줄도 안다. 탄탄한 근육질의 몸도 멋있었다. 정연은 아직까지 이 사내의 이름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네 번이나 격렬하게 정사를 치른 상대였다. 정연은 침대에 떨어져 있던 머리카락을 주워 장난스레 남자의 콧구멍을 간질였다. 사내는 살풋 눈을 뜨더니 피식 웃었다.



“어멋-”



사내는 돌연 여자를 휙 낚아채듯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큼직한 손으로 거칠게 여자의 가슴을 주물렀다. 남자의 입술은 여자의 목덜미에 강하게 키스 자국을 남겼다. 곱게 눈을 흘겼지만 남자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남자의 아랫도리가 슬립을 사이에 두고 여자의 따뜻하고 보드라운 하체에 밀착됐다. 남자의 앞섭이 불룩해졌다. 남자는 서둘러 커다랗게 성을 낸 자지를 꺼냈다.



“오빠, 또예요? 도대체 몇 번을 해야 만족하는 거예요?”



정연은 살짝 남자의 손등을 꼬집었다. 여자의 새침한 반응은 남자의 성욕을 부추겼다. 탐스런 여체를 안고 있는 사내에게 그건 사실상 유혹이었다. 남자는 별다른 전희도 없이 곧바로 여자의 옥문으로 돌진했다. 몇 번의 섹스는 여자의 몸을 그 사내에 적응시켰다. 처음보다는 어렵지 않게 여자는 거대한 육봉을 몸속으로 받아들였다. 정연에게는 신혼시절 이후 처음 해보는 모닝 섹스였다.







대식은 심하게 구타를 당한 채 독방에 쳐박혔다. 납치범 일당들 가운데 몇 명은 죽여서 바다에 던져버리자고 주장했으나, 보스는 어쩐지 불필요한 살인을 하고 싶지 않았다. 우연히 배에서 만난 여인에게 마음이 열리면서 정서가 순화됐다고나 할까. 잔인하고 거친 사내의 감성에 촉촉한 비가 내리고 꽃이 피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독방에 갇힌 대식은 아내 정연을 떠올렸다. 울컥 눈물이 솟았다. 보고 싶었다. 그녀 품에 안기면 아픈 상처가 금세 나아버릴 것만 같았다.



‘정연이가 이 나쁜 놈들 틈에서 안전하기는 한 걸까? 누군가 그녀에게 행패를 부리지는 않았을까? 밥을 굶지는 않고 있을까? 어서 해경이 달려와서 우리를 구해줘야 할 텐데.’



그는 기도하고픈 심정이었다. 어서 이 악몽이 지나가버리게 하소서.







간단히 모닝 섹스를 즐긴 후, 보스는 다시 바빠졌다. 뒤에는 해경이 쫓아오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자신들을 기다리는 배도 곧 만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선장을 윽박질렀다.



“꼼수 부리면 죽여 버리겠어. 전 속력으로 배를 몰아.”



삼일째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시달린 선장은 탈진할 지경이었다. 게다가 지난 밤 대식이 조타실에 침투해서 격투를 벌일 때 그를 도와주기까지 한 탓에 납치범 일당들의 성화는 더더욱 심해졌다. 선장도 모든 걸 포기한 채 그들의 말대로 배를 몰았다.



“형님, 드디어 보입니다.”



멀리 망원경으로 전방을 주시하던 한 졸개가 보스에게 소리를 쳤다. 그들이 갈아탈 배였다. 그들은 한국에서 엄창난 양의 금괴를 탈취해 해외로 빼돌리기 위해 이 배를 납치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배로 갈아타면 지금 탄 이 여객선은 증거인멸을 위해서라도 침몰시킬 계획이었다. 이후에 동남아시아의 외딴 섬으로 도피해 안락한 삶을 누릴 꿈에 부풀어 있었다.



“수고했다. 어서 짐을 옮겨!”



그들은 자신들의 구명보트를 이용해 자신들의 짐을 차례차례 옮겼다.



탕! 탕! 탕!

총소리에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공포에 떨었다. 하지만 그저 조타실의 계기판과 엔진을 고장낸 것에 불과했다. 보스는 애초의 계획을 바꿨다. 굳이 배를 가라앉히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운항만 못하게 해놓으면 몇 시간 후 구조선이 이 배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땐 이미 우리는 멀리 도망한 이후일 것이다. 그게 보스가 부하들에게 설명한 논리였다.



“얘들아, 수고했다. 출발하자!!”



보스의 우렁찬 명령에 무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은 멈춰버린 여객선을 떠나 새로운 삶을 약속하는 배에 옮겨 탔다. 배는 힘차게 출발했다. 여객선에 남은 이들은 납치범들이 모두 떠난 걸 확인하자 슬금슬금 갑판으로 나왔다. 어찌 됐던 한숨 돌린 상황이었다. 누군가 독방에 갇혀 있는 대식을 발견하고 그를 꺼내주었다. 피투성이 상태로 쓰러져 있던 대식은 상황을 파악하고는 곧바로 아내 정연을 찾았다.



“정연아, 정연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배 안을 뛰어다녔지만 아무 데도 아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누가 제 아내를 못 보셨습니까? 제 아내가 안 보입니다.”



대식은 미친 사람처럼 울부짖었다. 그러나 아무데도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 바다에 빠진 건 아닌가. 혹여 총에 맞았던 건 아닌가. 대식은 진작에 그녀를 구해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하며 아내의 이름을 불러댔다. 그때 누군가 대식의 어깨를 툭 쳤다. 나이가 지긋한 영감님이었다.



“젊은이가 찾는 아내분인지는 몰라도 우리를 가뒀던 그 해적놈들이랑 한 젊은 여자가 같이 가는 건 봤수.”



“네? 그 놈들이 제 아내를 납치해 갔다구요?”



“납치당하는 것 같지는 않던데.. 그냥 웃으면서 곱게 따라가더라구. 젊은이의 아내분이 아니라 다른 사람일지도 모르구.”



파란 하늘.

파란 바다.

고요한 하늘.

고요한 바다.

대식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하늘 한 번, 바다 한 번 번갈아 쳐다보며 망연자실 배 위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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