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별 야설] [近親] 여동생 - 2부 - 딸타임

[近親] 여동생 - 2부

여러분들이 칭찬을 하시지만 글을 쓴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네요.

대작가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도 역시나 그럴까요?

한줄 한줄 적어 가는 것도 그렇지만, 쓸데 없는 기교를 부리게 되는 것도 같고.

생각처럼 잘 이어지지가 않아요.

그냥 여러분께서 이해해주시는 길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많이 부족하지만 여러분들 리플에 용기를 얻어 수고로움도 잊고 창피함도 무릎쓰며 이렇게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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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샤워 꼭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따듯한 물이 몸의 구석구석에 남아있던

냉기와 알코올기운을 차례차례 씻어 내는 듯 했다.

졸린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몸이 노곤해졌다.

나는 하얀 김을 피워내는 샤워 꼭지 아래에서 한참 동안 그렇게 눈을 감고 서있었다.



“다 씻으셨어요?”

“네.”



샤워가운을 걸치고서 욕실 문을 열고 나오니 그녀는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지우고 있었다.



“맨 얼굴 보니까 깨죠?”

“화장 안 한 얼굴이 더 나은데요.”

“오빠 같은 사람이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그런 것 같잖아요.”

“제가 뭐 어떤데요?”

“뭐랄까? 융통성 없어 보여서 맘에 없는 말 잘 못할 것 같거든요.”



‘정말 내가 그런가?’ 자문하는 사이 그녀는 욕실 안으로 사라졌다.

나는 양 팔을 머리 밑에 두고 따뜻한 방바닥 위로 몸을 뉘였다.

곧 샤워기에서 물이 뿜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오빠!”

“네?”

“침대 위에서 주무셔요.”



눈을 뜨자 나와 같은 하얀 샤워가운에 하얀 수건을 머리에 두른 그녀의 얼굴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아~, 등허리가 따뜻해서인지 금새 잠이 들었나 봐요.”

“후훗, 그러지 마시고 어서 침대 위로 가세요.”

“아니에요. 여기가 더 좋아요.”

“등 배길 텐데.”

“집에서도 바닥에서 자는데요, 뭘!”



그녀는 내 대답에 빙긋 웃더니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헤어 드라이어를 손에 들었다.

헤어드라이어의 소음과 동시에 그녀의 젖은 머리가 조금씩 흩날렸다.

나는 천정으로 시선을 옮기며 다시 눈을 감았다.

소음 뒤로 낮게 들리는 그녀의 흥얼거리는 노래 소리가 귓가를 맴돌며 신경을 아련하게 만들었다.



“보조 등만 켜둘게요.”

“네.”



딸깍거리는 스위치 소리 뒤로 침대 시트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침대 위에 몸을 뉘었을 것이다.



“오빠, 이불 드려요?”

“아뇨, 괜찮아요.”



다시 잠시의 침묵이 흘렀다.

그녀의 뒤척이는 소리가 간간히 들렸다.



“오빠?”

“네?”

“오빠가 불편한 것 같아서 자꾸 신경 쓰여요. 그냥 올라오세요.”

“전 정말 여기가 좋아서 그런 건데.”

“자꾸 고집 피우면 제가 내려갈 거에요!”

“맘대로 하세요.”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녀는 이불을 끌고 침대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 한 이불 속에 나란히 누워 천정만 멀뚱히 올려다 봤다.



“오빠, 자요?”

“아니요.”

“졸리신 것 같더니.”

“그거 잤다고 잠이 안 오네요.”

“아~ 근데 방바닥 정말 따뜻하다.”

“그쵸, 이렇게 등 지지면서 누워있으면 연탄 때던 시절 생각나요.”

“그렇게 말하니까 되게 나이 많은 사람 같다.”

“하하, 고등학교 1학년 때 잠시 살았던 집이 연탄 때던 집이었거든요. 게다가 제 방은 원래 세를 주던 단칸방이라 작은 부엌이 따로 있었고 거기 연탄 아궁이가 있었어요. 우풍이 심해서 방 안이 썰렁한데 방바닥은 절절 끓었어요. 그래서 앉아 있으면 상체는 춥고 엉덩이는 뜨겁고, 그 맛 때문에 친구들도 진짜 자주 왔었어요. 간혹 연탄불 꺼트리면 번개탄으로 불 피운다고 난리법석을 치고, 불편했지만 그 때가 좋았던 것도 같아요.”



그 시절 그 모습들이 눈 앞에 주르륵 스쳐 지나며 맑은 미소를 짓게 했다.

그렇게 잠시 나만의 추억에 사로잡혀있는 사이 그녀가 나를 향해 돌아 누웠다.



“뭐가 그리 즐거워요?”

“그 때 생각하니까 재미있어서요.”

“오빠 샌님인줄 알았는데 아닌가 봐요?’

“샌님?”

“네, 처음 봤을 땐 뿌루퉁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그랬거든요.”

“거칠어 보이진 않고요?”

“훗,, 거칠어 보이긴요. 고생 모르고 자란 도련님 같던데. 하긴 기타치고 노는 모습도 첫 이미지랑 많이 다르긴 했어요. 근데, 기타는 언제 배웠어요?”

“중3때부터 삼촌한테 조금씩 배웠어요. 삼촌이 음악 하시거든요. 근데 전 재능이 없는지 잘 안 늘더라고요. 대학 다닐 때도 밴드 생활 잠시 했었는데…… 뭐, 취미 정도죠!”

“우와! 그럼 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 많았겠다!”

“전혀 아닌데요. 오히려 희은씨가 인기 많았을 것 같은데.”

“전 대학 다닐 때 남자친구 한 명도 못사겨 봤어요.”

“아니, 왜요?”

“못생겨서 그런가 봐요.”

“네? 희은씨가 못생겼다고요?”

“안 그럼 왜 남자친구는 고사하고 접근하는 남자조차 없었겠어요!”

“혹시 성형하신 거에요?”

“네? 성형 안 했는데……”



주위 얘길 들어도 그렇고 내 경험으로도 그렇고 진짜 이쁜 여자들은 자신이 이쁜지 모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아니 희은씨 경우처럼 대부분 자신이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때론 겸손을 떠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되기도 했지만 그녀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진지했었다.

왜일까? 모르겠다.

그에 반해 평범하게 생긴 애들이 오히려 심한 공주병인 경우가 많았다.

왜일까? 역시 모르겠다.

혹시 남자들의 반응 정도 때문은 아닐까?

전자에게는 감히 접근하지 못하고 후자의 경우엔 마음 편하게 접근하는 남성들이 많아서,

그런 상대성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너무 이쁘니까 애인 있겠다 싶었겠죠.”

“에이~”

“진짜로 너무 이쁘면 주눅들어서 말 걸어볼 용기도 안나요.”

“빈말이라도 기분 좋은데요.”

“빈말 아닌데.”

“진짜 제가 이뻐요?”

“음,,,,,, 제가 본 여자 중에서 최상급!”

“우와, 정말이에요?”



그녀는 믿기 힘들었는지 몇 번이고 다시 물었고 난 그 때마다 매번 같은 대답을 들려 주었다.

그녀는 정말로 놀라고 또 즐거워했다.



“오빠 여자친구 없죠?”

“가슴 아픈 소리를 참 즐겁게도 하시네요.”

“히힛~ 근데, 여자한테 관심 없어요?”

“관심이야 많죠. 여자들이 저한테 관심 없어서 그렇지!”

“관심이 없는 게 아닐 거에요. 오빠 인상이 까탈스러워 보여서 그런 것 같은데.”

“그래요?”

“네.”



단순한 건지, 원래부터 없는 말을 못하는 성격인지 상처가 될 말을 잘도 했다.

하지만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

듣기 좋은 소리만 했다면 오히려 손님을 대하는 태도로 밖에 인식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털털함과 솔직함은 내가 애초에 가지고 있던 편견마저 걷어내었다.



“오빠!”

“네?”

“저랑 사겨요.”

“……”



당연히 싫지 않은 제안이었지만 혹시나 장난이 아닐까 싶어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한편으론 이런 세계의 여자들이 사귀자는 말은 일반적인 연애와는 좀 다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싫어요?”

“싫지는 않아요.”

“그럼요? 술집에서 일해서?”

“저 그렇게까지 고리타분하진 않거든요.”

“그럼 뭐에요? 아깐 이쁘다고 해놓고.”

“혹시 장난하는 게 아닐까 싶어서……”

“누가 프로포즈를 장난으로 해요? 그리고 저 첨으로 프로포즈 하는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까요. 저 같이 해놓은 것도, 가진 것도 없는, 별볼일 없는 남자한테......”

“참,, 누가 결혼 하제요? 그냥 시간 나면 영화도 같이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그러자는 거죠!”

“……”

“아까도 말 했듯이 여태껏 데이트 한 번 제대로 못해봤어요. 손님들 중에서 만나자는 분들도 계셨지만 그분들은 다들 다른 생각으로 만나자는 거거든요. 전 그냥 평범한 데이트가 해 보고 싶었어요. 대학 다닐 때 그런 경험 한 번 없었던 게 너무 억울하거든요.”



그제서야 그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다른 사람과는 달리 속물 취급 당하지 않은 것이 기쁘지만은 않았다.

지금까지 정도의 길에서 많이 벗어난 나의 여성편력도 그러했고

그 누구보다 음란한 내 속 마음을 속인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싫다고 말할 수 없었다.

내 욕심 때문이 아니라 힘들게 얘기 꺼냈을 그녀를 무안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 탓이었다.

나름대로 그녀가 원하는 것쯤은 해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 정도라면야 얼마든지……”

“정말이죠?”

“대신,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뭔데요?”

“제가 다정다감한 성격이 못 되는데다가 연애형 인간으론 많이 부족하거든요. 이런 제 성격을 이해 못하시면 시간이 지날수록 힘드실 거에요.”

“그런 건 조금씩 고쳐가면 되죠.”

“네, 노력은 해 볼게요. 근데 본성이란 게 쉽게 바뀌는 게 아니니까.”

“오빠,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 전 오빠한테 유일한 여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에요. 제가 하는 일을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요. 전 그냥 남자친구가 있다는 정도만으로도 좋아요. 오빠가 다른 여자친구 생길 때까지만이라도요.”



꼬집어 말할 수는 없어도 그녀와 나의 감성은 무척이나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걸 통한다 혹은, 코드가 맞는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세상일이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런 곳에서 나의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꿈엔들 생각했으랴!



“말이 씨가 됐네요.”

“무슨 말이요?”

“아까 다들 우리 둘 사귀라고 했잖아요.”

“맞다. 정말 그렇게 됐네. 그럼 우리 사귀는 기념으로 뽀뽀라도 할까요?”



대답할 사이도 없이 그녀의 입술이 덮쳐왔다.

부드러웠다. 너무도 촉촉했다.

단지 입술만 포개졌을 뿐인데, 나도 모르게 감긴 눈이 떠지지 않을 정도로 감미로웠다.

나는 흰색 깃발을 흔들며 투항하는 병사처럼 그녀에게 모든 것을 내맡기고 있었다.



내 입술 위로 그녀의 혀 끝이 살며시 스쳐 지나며 나를 안달 나게 만들었다.

나의 혀로 그녀의 혀를 쫓고 싶었으나 전신이 마비된 듯 무엇 하나 내 뜻대로 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상체가 바로 누운 내 상체 위로 비스듬히 올라왔다.

내 가슴 위에서 물컹하게 찌그러지는 그녀의 가슴이 느껴졌다.

그녀도 나도 가운을 입고 있었지만 브래지어를 하지 않았던 모양인지 세세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양 팔을 그녀의 등 뒤로 감아 안았다.

순간 그녀의 양 손이 내 양 볼을 감싸는 동시에 그녀의 혀가 내 목구멍 깊숙한 곳까지 밀려들어왔다.

세상에 이보다 더 맛깔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

그녀의 혀는 그 자체가 하나의 생명체인 냥 내 입 속을 헤집고 다녔다.



어느새 내 위에 올라탄 그녀는 내가 입은 가운을 풀어 헤치며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는 나의 왼쪽 젖꼭지를 한 입에 물었다.

그녀의 혀가 바람에 이는 버들나뭇잎처럼 내 젖꼭지를 애처롭게 스쳤다.

그것은 마치 풀무에서 뿜어지는 공기가 대장간 화덕 속의 석탄을

벌겋게 달아오르게 만드는 것처럼 내 몸을 뜨겁게 달구었다.

내 속에서 욕정이 깨어났다.

그녀의 엉덩이 아래에 짓눌려 있던 페니스가 용트림을 하듯

거세게 솟구치며 그녀의 질 입구에 맞닿았다.

그것이 그녀에게 어떤 자극을 주었는지 몰라도 일순간 그녀의 모든 움직임이 멈췄다.

그리고 잠시 후 내 가슴에 양 손을 짚고 상체를 세우며 엉덩이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팬티와 나의 팬티에 가로막혀 삽입이 될 리는 만무했지만

그 대신 강한 마찰이 이루어져 묘한 쾌감이 전해졌다.

나는 힘겹게 눈을 떠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뒤로 살짝 젖히고 야릇하게 일그러진 표정이 되어있었다.

그 아래 Y자 모양의 샤워가운 앞 트임 사이로는 그녀의 양쪽 젖가슴 3분의 1정도씩 드러나 보였다.

나는 홀린 듯 손을 뻗었다.

매끈한 살결, 뜨거운 체온, 말캉하면서도 탄력 있는 가슴의 감촉이 차례로 느껴졌다.

내 양손에 하나씩 받쳐진 그녀의 가슴은 손에 담기고도 남을 만큼 컸다.

분홍색의 유륜과 유두가 눈에 들어왔다.

양 엄지 손가락으로 그녀의 양 유두를 지긋이 누르며 비볐다.

그녀의 입술이 살짝 벌어지는가 싶더니 가지런한 윗니 안으로 아랫입술이 사라졌다.

그리고 곧 고개가 옆으로 틀어졌다.

그 작은 몸부림은 내 손놀림을 더욱 부추겼다.

나는 그녀의 표정과 몸짓을 살피며

나의 양 엄지손가락으로 유륜 주위를 빠르게 때론, 느리게 춤을 추듯 애무해갔다.

착시였을까? 그녀의 유두가 봉긋 솟아오른 것처럼 보였다.

이번엔 가슴 아래를 받치고 있던 검지 손가락을 움직여 유두를 빠르게 터치했다.

본능적인 반응인지, 신음소리를 참으려는 것인지 그녀의 입이 앙다물어졌다.

그것은 왠지 일종의 저항같이 느껴져 그 꽉 다문 입술에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오게 만들고픈 욕구가 일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녀가 내 양 손을 움켜잡은 것이다.



그녀는 나의 양 팔을 방바닥으로 밀어붙이며 다시 내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혀가 넘어온 순간 한번도 맡아본 적이 없는 꽃 향기가 입안에 가득 퍼지는 것만 같았다.

만약 모란꽃에 향기가 있었다면 이런 향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체 모를 향기에 취해 내 입 속에서 빠져나가는 그녀의 혀를 쫓았다.

결국 우리의 혀는 허공에서 칼부림을 하듯 이리저리 뒤섞이기 시작했다.

그 일 합, 일 합에는 살기를 대신한 애욕만 넘쳐날 뿐이었다.



그녀의 입술이 나의 턱 선을 따라 귓불로 옮겨져 왔다.

그 동안 적지 않은 관계를 했음에도 귓불을 애무 당하기는 처음이었다.

내가 경험했던 애무는 그만큼 특정한 부위에서만 집중되었었다.

그것이 아쉬웠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남자는 애무를 받는 쪽이 아니라

주도하는 쪽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 때문인지 상대 여성의 온몸 구석, 구석을 훑으며 내가 가진 역량을 쏟아 붙는데 열중할 뿐,

정작 내가 받는 애무에 대해선 일찍이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아무튼 그녀의 혀 놀림은 나를 구름 위에 올려 놓는 것 같았다.

내 귓가에서 맴도는 그녀의 뜨거운 입김과 호흡소리,

내 귓불과 귓바퀴에 쉴새 없이 전해지는 그녀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혀와 입술,

나에게 귀를 허락한 여성들도 이런 기분이었단 말인가?

나는 흥분에 겨워 그녀의 엉덩이를 강하게 움켜 잡았다.



한동안 내 귓가에 머물던 그녀의 입술이 목 줄기를 타고 내려왔다.

야릇함에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지만 뱀파이어에게 피를 빨리기 전에

이런 기분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뱀파이어의 날카로운 송곳니 대신 부드럽고 촉촉한 입술로 내 목덜미를 베어 물었다.

이런 것을 알싸하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

이전엔 느껴본 적이 없는, 그녀가 아니었다면 앞으로도 느끼지 못했을 묘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혀가 내 후골(喉骨)을 타액으로 적셔갈 때 그 느낌은 더욱 진하게 전해졌다.



쇄골에서 가슴 근육 위로 미끄러져 내렸던 그녀의 입술이 드디어 내 젖꼭지를 찾았다.

그녀는 한참이나 입술을 오물거리며 내 젖꼭지를 빨아댔다.

순간순간 그녀의 혀가 스무스하게 스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덧 그녀의 혀가 입술 밖으로 빠져 나와 내 젖꼭지 주위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불에 달구어진 머쉬멜로우처럼 온 몸이 방바닥으로 흘러 내리는 것만 같았다.

이번엔 그녀의 혀가 기타 현을 피킹 하듯 내 젖꼭지 아래 위를 빠르게 건드리고 지나기를 반복했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그녀는 퉁겨져 올라오는 나의 상체를 누르면서

중지와 검지손가락 마디 사이에 내 젖꼭지를 끼우고 앞 뒤로 움직였다.

한 쪽 젖꼭지는 그녀의 혀에 다른 쪽 젖꼭지는 그녀의 손가락 마디 사이에서 농락 당하고 있는 꼴이었다.

하지만 어느 한 곳도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

그녀의 혀와 손 끝의 현란한 움직임이 나의 감각을 멋대로 잠식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뜨겁고 거친 열기가 뿜어내는 것뿐이었다.



내 아랫배 위에 눌려있던 그녀의 가슴이 아래로 살짝 내려가

팬티라인 밖으로 비집고 나온 귀두를 그 사이로 품었다.

부드러움 속에 딱딱함이 숨은 것이었다.

그녀는 양 팔을 내 골반 옆 방바닥에 지지하고

젖꼭지로 애 액이 흘러나오는 귀두 아래의 작은 틈새를 비비기 시작했다.

행위가 반복될수록 그녀의 젖꼭지와 유륜 주위가 애 액으로 번들거렸다.

그리고 얼마 후 그녀의 가슴이 허벅지 위로 미끄러져 가더니 귀두 위로 그녀의 혀 끝이 느껴졌다.

빳빳이 세워진 그녀의 혀가 시뻘겋게 달아오른 귀두를 강하게 자극하자 몸이 심하게 물결쳤다.

순간 그녀가 골반에 걸쳐진 팬티를 아래로 잡아 당겼다.

이제 내 페니스가 그녀의 얼굴 앞에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것이다.

그녀는 페니스의 몸통을 움켜잡으며 귀두를 삼켰다.

그녀의 입 속에서 또다시 혀의 현란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내 몸의 모든 말초신경이 깨어난 듯했다. 고개가 꺾이며 가슴이 밀려 올라왔다.

입술이 굳게 닫히며 어금니가 꽉 깨물어졌다.

페니스 몸통을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녀의 머리도 아래 위로 움직였다.

나도 모르게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그녀의 행동에 반응을 보였다.

그녀의 움직임이 더욱 기민해지자 눈이 질끈 감기며 바닥에 널브러진 이불을 쥐어짰다.



그녀의 다른 한 손이 내 고환을 감싸 쥐었다.

그리고 페니스를 떠난 그녀의 혀와 입술이 그곳을 찾았다.

그렇게 고환이 잠식당하는 틈에 내 허벅지를 부드럽게 쓰다듬던 그녀의 양 손이 내 허벅지 아래를 받쳐 올렸다.

어찌 보면 남성에겐 익숙하지 않은, 그래서 더욱 민망한 자세가 되었다.

하지만 난 전의를 상실한 병사의 심정이었기에 그녀가 어떻게 하든 그대로 내버려 둘 수 밖에 없었다.

이윽고 그녀의 혀가 하프의 현을 퉁기는 것처럼 항문의 수많은 주름 위를 스치고 지났다.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그리고 그토록 참았던 신음이 터졌다.

그녀의 혀는 항문 주위로 수많은 말초신경이 밀집해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겠다는 듯

끊임없이 움직이며 수천 수만 가지의 야릇함을 전했다.

나의 머리 속에선 지뢰밭의 지뢰가 연쇄폭발을 일으키는 것 같았다.



그녀가 등을 보이며 내 위에서 돌아 앉았다.

그리고 뜨겁게 달아오른 내 페니스를 축축히 젖어 있는 그녀의 질 입구로 가져갔다.

귀두가 질 속으로 파고들었다기 보다 질이 귀두를 삼켰다는 말이 옳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대장간의 화덕 속이 이보다도 뜨거울까!

페니스가 쇳물처럼 녹아 내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호흡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귀두 라인 부분을 꽉 물고 있던 질구(膣口)가 느슨해짐과 동시에 페니스뿌리까지 질 속 깊이 박혔다.

그녀가 주저 앉은 것이었다.

우린 동시에 몸이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잠시 후 그녀가 상체를 숙여 내 양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서서히 엉덩이를 앞 뒤로 밀고 당겼다.

설명할 길 없는 쾌감에 육체도 정신도 아득하게 멀어져 갔다.

하지만 파장을 만들며 퍼지는 그녀의 신음소리가 나를 깨웠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당기자 내 골반 위에 앉아 있는 그녀의 뒷모습이 보였다.

고무줄에 하나로 묶여 내려진 머리는 검은 말의 꼬리 같이 등까지 흘러 내려와 있었고

잘록한 허리라인은 매끈한 골반까지 매혹적으로 이어졌다.

그녀의 군더더기 없는 뒷모습을 감상하는 중에도 그녀의 엉덩이는 선율을 타는 듯 황홀하게 움직였다.

그것은 그녀 속에 삼켜진 페니스가 질 벽을 끊임없이 들쑤시고 있다는 말과도 같았다.

자극의 세기가 강해짐에 따라 내 엉덩이도 리듬을 탔다.

그녀도 발을 방바닥에 붙이고 쪼그려 앉아 방아를 찧듯 엉덩이를 움직였다.

아래에서 튕겨 올리는 나의 움직임과 위에서 찍어 내리는 그녀의 움직임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깊고 강한 삽입이 연속해서 이어졌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그녀의 신음소리도 함께 빨라졌다.

마침내 그녀가 나를 향해 돌아 앉았다.

그리고 그 깊고 그윽한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 보았다.

용광로처럼 들끓는 가슴에 설렘이 더해졌다.

그녀는 내 가슴 위에 양 손을 받쳐놓고 다시 엉덩이를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나는 그녀의 가슴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손 끝에 닿은 유륜은 가슴이 팽창한 탓에 맨질맨질 해져 있었고

그 가운데 자리잡은 유두는 꽃망울이 막 맺히기 시작한 것처럼 살짝 솟아 있었다.

나는 내 손가락에 침을 발라 그녀의 유륜과 유두를 점령해 갔다.

쾌감에 전율하던 그녀의 상체가 내 몸 위로 쓰러졌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녀의 상체를 강하게 끌어 안으며 엉덩이를 재빠르게 튕겨 올렸다.

페니스가 그녀의 질을 가를 때마다 그토록 참았던 신음소리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마치 울음소리 같은 그녀의 신음소리는 기어코 내 자제력을 잃게 만들었다.

그 동안 체득했던 테크닉을 부려볼 사이도 없이 정낭 속에 정액이 활화산 속의 용암처럼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움직임을 멈췄다면 사정의 순간을 지연할 수 있었을까?

아니다. 그러기엔 너무 늦었다.

나는 나의 상태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몰입해 있었던 것이다.

만약 이 상태에서 어설프게 멈춰버린다면 맥 빠진 사정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물론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그런 계산을 머리 속에 떠올렸을 리는 없지만

내 본능은 그런 상황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으므로 나의 움직임을 더욱 강하고 거칠게 몰고 갔다.

어느새 그녀도 작은 미동조차 자제하며 내가 삽입하기 가장 좋은 자세를 유지했다.

나의 허리는 오로지 단 하나의 움직임으로만, 그것도 내 근력이 허락하는 그 이상의 빠르기로 폭주했다.

그녀의 신음소리가 영원할 것처럼 길게 이어졌다.

그것이 신호였다.

화산이 터진 듯 그 좁은 요도 구멍을 원망하며 정액이 뿜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평소 같았으면 깊이 삽입한 상태에서 움직임을 멈췄겠지만

이미 자제력을 잃은 터라 정액이 쏘아져 나오는 데도 거친 삽입이 계속해서 이루어졌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어둠인지 밝음인지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제 정신이 아니었다.

아마 눈을 뜨고 있었다면 검은 눈동자가 눈꺼풀 위로 말려 올라가 흰자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 사정에 이르러서야 그녀의 엉덩이를 강하게 끌어 당기며 움직임을 겨우 멈출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음문 깊이 박힌 나의 음경은 애처로운 도리질을 계속 했다.

결국 그 외로운 끄덕임도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던 질 벽의 움직임에 서서히 달래졌다.

이제 남은 건 거친 호흡을 몰아 쉬며 한 덩어리로 포개져 있는 두 개의 육신뿐이었다.



격정적이었던 만큼이나 여운이 길었다.

호흡을 추스르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긴 여정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풍경을 발견한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힘겹게 몸을 일으켜 욕실로 사라졌다.

왠지 그대로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솟았다.

하지만 샤워기에서 뿜어지는 강한 물줄기 소리가 나를 안도하게 했다.



몸을 씻고 나오니 그녀가 맨 몸인 채로 창 밖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나는 말없이 그녀의 뒤에 다가서서 살며시 끌어안았다.

그러자 그녀의 목을 감은 내 팔에 그녀의 양 손이 살포시 얹혔다.



“오빠 눈 와요!”



창 밖엔 싸라기 눈이 세찬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함박눈이었으면 더 좋을 텐데.”

“그래도 많이 내리잖아요.”



나의 볼로 그녀의 볼을 비볐다.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자연스럽게 입술이 맞닿았다.

아무런 테크닉도 구사하지 않고 그저 입술과 입술만을 포개고 스쳤다.

나는 그녀의 몸을 돌려 내 품 깊숙이 그녀를 안았다.



“오빠 피곤하죠?”

“아니요, 희은씨야 말로 피곤할 것 같은데요.”

“전 차 안에서 자면 되요. 근데 존댓말 안 하면 안 되요?”

“갑자기 말을 놓으려니까 어색해서……”

“그럼 오빠가 멀게 느껴진단 말이에요.”

“알았어요.”

“저 봐, 또!”

“응, 알았어.”

“후훗, 오빠 귀여워요!”



우리는 신혼 부부처럼 한 이불 아래서 마주보고 누워

사랑스런 손길로 서로의 얼굴을 매만지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 하나하나가 내 가슴에, 그리고 동공에 아로새겨졌다.



“고향 집이 어디야?”

“영천이라고 들어보셨어요?”

“경북 영천?”

“아시네요.”

“알다마다. 우리 외가댁이 거긴데.”

“우리 집은 거기서 좀 더 들어가야 되요.”

“혹시 덕신 쪽?”

“어! 오빠가 거기 어찌 알아요?”

“외가댁도 그 쪽이거든. 용전리라고 알려나?”

“알아요. 용전리……”

“참, 너 24살이라고 했지?”

“네.”

“우리 사촌동생도 너랑 같은 나인데, 잘 하면 같은 학교 다녔을 수도 있겠다.”

“이름이 뭔데요?”

“윤미진.”

“그 애 혹시 S.E.S의 유진 닮지 않았나요?”

“모르겠어. 고2 여름방학 이후로는 한번도 안 가봤거든. 근데 그렇게 예뻐졌나?”

“그럼 그 애 언니 하나 있고 오빠도 하나 있지 않나요?”

“응. 맞어!”

“현진이 언니랑 상준이 오빠.”

“알아?”



나에게는 1살 연상인 사촌인 누나와 1살 연하인 사촌 동생의 이름을

그녀의 입으로 확인하는 순간 정말이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시골 구석의 작은 마을에 연고가 있는 두 사람이

이렇듯 멀리 떨어진 이 거대한 도시에서 만난 것만도 놀라운 사실인데

나의 가까운 친척마저 이렇듯 자세히 알고 있다니!

나는 그녀가 내 사촌 여동생 미진이랑 아주 가까운 친구란 것을 확신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 이어진 그녀의 말은 나를 놀래다 못해 당황케 했다.



“미진이 아버지가 재경이 아재고, 그 밑에 재준이 아재.”



이럴 때 충격이란 표현이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이지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그 집안의 내력까지 알고 지낸단 말인가?

너무 작은 마을이라 알 수도 있는 것일까?

나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의문들이 꼬리를 물었다.



“맞아. 우리 외삼촌들이야! 근데, 어떻게 그렇게까지 아는 거야?”

“어릴 때부터 친했거든요.”

“중학교?”

“아뇨, 훨씬 전부터.”

“그럼 너도 그 동네 살았던 거야?”



시골 마을은 서울과 달리 동네마다 학교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각기 다른 여러 마을의 아이들이 학교를 중심으로 모이게 된다.

내가 애초에 내 사촌 동생이랑 혹시 알지 않을까 했던 것도

같은 마을에 살아서가 아니라 거리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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