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별 야설] 형수-맛있는섹스 - 10부 - 딸타임

형수-맛있는섹스 - 10부

약속 시간이 한참을 지났는데도 주희의 모습이 보이질 안는다.

결국 안 나오는 걸까?



이틀 전 집근처에 내려줄때만해도 내 여자다 싶었는데..



마음이 울적해진 나는 카페에서 나와 차를 몰고 강변으로 나갔다.

얼마를 달렸을까 그녀와 묵었던 모텔이 보인다.



차를 세우고 일층 카페에 들어갔다. 대낮인데도 창가 쪽엔 앉을 자리가 없다.

잠시 망설이고 있는데 마침 창가쪽 끝자리에 앉아있던 커플이 일어선다.



빈자리에 자리를 차지하고 창밖을 보니 강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마음이 조금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이다.



아가씨가 다가와 메뉴를 놓고 간다.



귀엽게 꾸며진 메뉴를 넘기다가 칵테일에 눈이 멈춰졌다.

제법 훌륭한 메뉴를 가지고 있다.



다시 아가씨가 다가와서 조심스럽게 묻는다.

"지금 시키시겠어요? 아니면 일행이 오시면?

"지금 시킬게요. 여기 칵테일들 다 되는 건가요?"

"네, 그럼요"

"그럼 이거 모스코우 뮬 하고 레인보우. "

"네, 감사합니다."



모스코우뮬은 라임과 진저엘의 상큼한 맛때문에 시원한 느낌을 주고

보드카의 도수가 적당한 취기도 주기 때문에 즐겨 마시는 편이다.



곧 칵테일이 나왔다.



옅은 보리차 색깔의 뮬과 일곱빛갈의 아름다운 레인보우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



그녀가 함께라면 정말 좋은 텐데..



그때 웬 여자가 다가와 아는 체를 한다.



"어머, 안녕하세요?"

적당히 높고 밝은 톤의 목소리가 반가운 느낌을 준다.



"누구.. 시죠?"

재질때문에 몸매가 교묘히 들어나는 약간은 헐렁한 검은 원피스가 망사스타일의 스타킹과 어우러져 세련된 섹시함을 보여주고 있다. 짖은 화장으로 나이를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40은 넘음직 하다.



내가 낯설어 하자 그녀가 카페에서 모텔로 통하는 입구를 가리키며 말한다.

"이틀 전에 봤는데.. 저기서"



아 그녀였다. 이 모텔 카운터에 있던..

순간적으로 어깨 너머로 이것 저것 살피던 그녀의 호기심어린 얼굴이 생각나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날 아침 햇빛에 비춰진 원피스 속 그녀의 몸매와 엉덩이를 새끈하게 흔들며 걷던 섹시한 걸음걸이도 더불어 떠오른다.



"아.. 네"

"호호, 기억나세요?"

"하하 그럼요. 워낙 미인이시라.."

"어머 어머," 그녀가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빈말은 아니었다. 큰눈과 오똑한 코, 약간 도톰한 입술이 서구적인 느낌을 주는 미인이었다.



"혼자서 들어 오던데.. 짝은 어디 갔어요?"

그녀가 테이블위에 놓인 레인보우쪽으로 눈길을 주며 묻는다.



".."

"어머, 혼자 오셨나보네.. 잠시 앉아도 되죠"

"네"



"이 레인보우는 혼자 마시는 게 아닌데.."

그녀가 수다를 떤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시는 거예요. 여기위에 불을 붙이고 소원을 빈 다음에.."

"하하, 그런가요? 그런데 카페엔 어쩐 일이세요?"

"호호, 이거 제거에요. 모텔 카운터는 주로 그이가 보는데 그날 일이 있어서 제가 대신.."

밝게 웃는 그녀의 얼굴에서 빨간 립스틱이 발라진 입술이 도드라져 보인다.



그녀가 손가락으로 레인보우를 가리키며 묻는다.

"이거.. 내가 마셔도 되죠?"

"하하.. 네. 그런데 그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시는 거 아닌가.. 하하"

"어머, 그럼 꼭 마셔야 갰네.. 소원도 빌고.."

"하하 그런가요?"

"호호, 그럼 같이 빌어요.. 자아.."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잔에 불을 붙인다.



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막내 주연이다.

"여보세요?"

"사돈오빠.. 안녕하세요?"

"그래.. 어쩐 일로?"

"음.. 맛있는 거 사준다고 했자나요?"

"하하.. 마자마자.. 그런데 어쩌지? 지금 좀 멀리 있는데.."

"피.. 집안 분위기도 엉망인데.."

갑자기 귀가 쫑긋 세워진다.

"왜.. 무슨 일 있어?"

"그날 주희언니 안 들어 왔자나요. 아빠한테 무지 혼났어요"

"그래? 머 외박도 하고 혼나야겠네"

"그런데 많이 아파요.. 열도 많이 나고.. 이틀째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어요"

"병원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내일은 병원에 가봐야죠. 에이, 심심한데.. 사돈오빠! 그럼 다음에 또 전화할게요"



전화를 끊고 잠시 상념에 잠겨있는 나를 그녀의 목소리가 깨운다.

"누구? 짝꿍? 심각해졌는데..?"

"네? 하하 아니에요. 저 잠시만"



화장실에 간 나는 주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가 꺼져있어 바로 음성으로 넘어간다.

거울에 안절부절못하는 내가 보인다. 화가 치밀었다.

내가 왜 이래야 하지?



내가 자리로 돌아가자 그녀가 아직도 타오르고 있는 불꽃을 끄고 묻는다.

"호호, 소원은 빌었어?"

"하하, 그럼요. 음.. 참 누님이라고 부를까요?"

"호호, 영광이지 머"

"누님도 빌었어요?"

"치이, 내가 먼저 물어봤는데"

"하하. 네.. 음 나는 오늘 사랑하는 사람과 바닷가에 가고 싶다고 빌었는데"

그녀가 눈웃음을 생긋 치며 나를 바라본다.

"누님은요?"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걸 다 들어줄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지.. 호호"

그녀가 다시 밝은 웃음을 터트린다.



"칵테일 한 잔 더 줄까?"

"음.. 그럼 뮬로 한잔 더 주세요"

그녀가 역시 엉덩이를 새끈하게 흔들며 빠로 돌아가다가 내 눈길을 느꼈음인지 살짝 돌아보며

눈웃음을 얇게 지어 보인다.



창가로 눈을 돌리자 역시 강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잠시 바라보고 있자 강물에 김주희 그녀의 얼굴이 그려진다.

퉁퉁분 눈으로 눈물을 머금고 나를 바라보고 있다.

마음이 아련히 아파온다.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역시 전화기가 꺼져있다.



이러지 말자. 김정후 이러지 말자.

나는 낯선 내 감정에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떨쳐버리고 싶었다.



그녀가 뮬을 만들어 가지고 왔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네? 하하 바닷가 생각"



그녀가 다시 밝게 웃는다.

그런 그녀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 내가 다시 말했다.



"나는 곧 출발할껀데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 갈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음.. 사랑하는 그녀는 저녁 7시쯤 돼야 된다는데.."

"이런.. 4시간이나 남았는데.. 여기서 기다릴 수도 없고.."

나는 일어서서 성큼성큼 카운터로 가 메모지와 볼펜을 빌려왔다.



메모를 적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7시가 되면 전화하세요.

011-XXX-XXXX



"사랑하는 사람한테 전해주세요"

"호호, 꼬옥 전해줄께"

"그럼 저 나갈게요.. 누님"



카페를 나온 나는 한적한 강가에 차를 세웠다.



전화가 올까? 피식 웃음이 나온다.



김주희 그녀는 어떤 열병을 앓고 있는걸까?

열병이 지나가면 그 자리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남게될까?



내 마음은? 흔히 말하는 사랑이란 그런 감정이라면

지금 버려야만 한다. 사랑은 그녀와 나를 반드시 절망으로 이끌것이다.



바이런의 시가 생각난다.

이승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봄도 사랑도 반드시 멸망한다는 것을..



상념에 잠겨있던 나는 잠이 들었다.

쌀쌀한 기운에 눈을 떠보니 어느새 암흑이 짙게 내려 앉아 있다.

시간을 보니 7시가 한참 넘어있다. 다시 피식 웃음이 나온다.



내가 그녀를 유혹한건지 그녀가 나를 유혹한거지 구분이 안가지만

마음이 복잡했던 나는 솔직히 그녀가 나오기를 바랐었다.



하지만 결국 그녀에게서는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안았다.



시동을 걸었다.





***휴.. 단편 몇편으로 쓰려던것이 많이 길어졌읍니다. 남겨주신 댓글에 감사드리구요.. 최선을 다해서 글을 잘 마무리 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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