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별 야설] 어떤 불륜 - 단편 - 딸타임

어떤 불륜 - 단편

어떤 불륜



난 결혼하면 반드시 불륜을 저질러 보고 말테야 라고 명시적으로 결심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물론 보통의 사람이라면 남자든 여자든 어쩌면 가끔은 은밀하게 상상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도 생각해 본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과연 그럴까?

우리가 사는 주위 환경에는 사람을 그런 상상으로 이끄는 수많은 미끼들이 있지 않나?

흔히 보는 티비 드라마도 있고 영화도 있고 소설도 있다.

친구들과의 흔히 즐기는 음담패설 속에도 불륜을 상상하게 하는 많은 미끼들이 있다.

잠깐 상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지 그 상상을 실행으로 옮기는 일이 어려울 뿐...





어쩌면 그것은 섹스의 첫경험에 대한 두려움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처음이 힘들지 그 다음부터는 쉬워지지 않던가.

처녀적의 나는 섹스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지만 섹스를 하고 나서의 일어날 일들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었다.

그것은 단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해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월등히 넘어선 것이었다.

특히나 여자로서 섹스를 경험한다는 것은 남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격일 것이다.

더구나 사회적으로 허락된, 즉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섹스라면 더더욱이나...

고통, 임신...

언듯 떠 오르는 것들을 떠나서도 그것은 너무나도 힘들고 무서운 모험이 될 것이기에...





불륜도 그와 같은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남편에게선 경험하지 못한 자극적인 쾌락을 맛볼지도 모른다.

그러나 발각되면 그동안 가져왔던 내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릴 터였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불륜을 저질러 버릴 사람이 과연 있을까?

없을것 같은데, 그런데도 세상에는 실제로 불륜을 저지르고 모든 것이 파탄나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도대체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처음 시작을 하게 되었을까?



나는 절대로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그 순간이 내게 찾아왔다.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그때 왜 그랬는지 알수가 없다.

그는 남편의 동업자이자 친구였고 조금은 무뚝뚝한 남자였고 그다지 핸섬한 남자도 아니었다.

모르는 사이였다면 길을 가다 수백번 수천번을 마주쳐도 기억에 남지 않을 만큼 평범한, 정말 평범 그 자체인 남자였다.



어쩌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절대로 불륜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내 생각이 맞을 것이다.

그 때 나는 분명 비정상이었으니까...



친정 가족과의 관계, 시댁과의 관계, 남편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내가 그때까지 가져온 그 모든 관계들로부터 지치고 힘들어서 더이상 견디기 힘들었던 순간에, 죽을것만 같았던 그 순간에 하필 그가 내 옆에 있었다는 것이 그와의 불륜의 시작이었는 지 모르겠다.

힘들고 외로워 미치겠던 그 순간에 그가 위로한답시고 툭하고 던져준 한마디가 내 마음에 작은 균열을 만들었고 그 틈으로 그가 비집고 들어온 것 뿐이었다.

홀로 견뎌내기 힘들었던 그 순간에 나는 의지할 곳을 찾고 있었고 마침 내 옆에 있던 그에게 의지해 버렸다.

정상적이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 아닐까?

불륜이라는 것은 어차피 비정상인 것이지 않는가...

어쩌면 그것은 본능적인 것이었을까?

인간의 정신은 스스로 어느 정도의 긴장을 버티어 내지만 한계를 초과하게 되면 결국 비이성적으로 무너지게 되는 것일까?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나로서는 그런 경우를 뭐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가 먼저 내 몸을 탐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자존심이 강해서 남 앞에 절대로 약한 모습을 안보이던 내가 하필 그 때 눈물을 보였고 그의 품안으로 스스로 기어 들어가 버렸을 때 그와 나와의 관계는 시작되어 버린 것이다.

그는 당황한 듯 엉거주춤한 자세로 가만히 나를 안고 있었다.

날 밀어 내려던 그의 몸짓에 더 깊이 파고 들어가 버렸다.



"지금 날 밀어내면...나... 죽어버릴 지도 몰라요..."



멈칫 하는 그를 품안에서 올려다 보았다.



"키스해 줘요..."



왜 그 순간에 그런 말이 튀어나왔을까?

맞는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때로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용감하다는 말이 맞는 지도 모르겠다.

그 때 나는 욕정에 미쳐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단지 너무 힘들어서 위로받고 싶었던 것 뿐인데, 왜 그 때는 그가 키스해 주면 위로가 될 것만 같았던 것일까?

처음엔 그저 입술과 입술의 가벼운 접촉이었다.

그의 입술도 나만큼이나 메말라 있었다.

그리고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이게 아닌 다른 것이 필요하다는 본능적인 행동인 듯 나는 혀를 내밀어 그의 입술을 적셨다.

내 행동에 용기가 생긴 것일까?

그의 혀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나는 그것을 힘껏 빨았다.

어쩐지 외로움이 조금 가시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욱 매달렸다.

처음 의도는 그게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먼저 그를 유혹한 것이 되었다.

그랬다.

누가 봐도 그것은 내가 그를 먼저 유혹한 것이었다.

상상속에서나 있을 일이었다.

평범하고 정상적인 가정주부라고 생각했던 내가 남자를 유혹하다니, 그것도 남편의 동업자를....



그의 호흡이 조금씩 거칠어져 가는 것을 느꼈을 때 내 몸은 그보다 더 뜨겁게 달아 올라 있었던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마음의 공허함을 육체의 욕구로 풀어내려고 하다니 내 스스로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손이 내 몸을 더듬어가고 그 손길에 조금씩 짜릿함을 느끼면서 내 마음속의 깊은 공허가 조금씩 밀려나는 것을 느꼈을 때 나는 미친듯이 그에게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던 그것이 그의 손길에 밀려나고 있는 것을 느끼는 순간 나는 이미 더이상의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 때의 나는 그랬던 것 같다.

그의 손이 블라우스 위로 내 젖가슴을 움켜쥐었을 때 나는 남편에게도 들려준 적이 없는 교태섞인 콧소리를 그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그것은 은밀하고 교활한 나의 본능이었다.

그가 내 몸을 원하도록 만들고 그를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한꺼풀씩 내 옷이 벗겨져 나갈 때 전율스런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의 입술이 벌거벗은 젖가슴에 닿았을 때 부풀어 오른 유방이 그의 입안에 빨려들어갈 때 인두로 지지는 듯 뜨겁게 느껴졌다.

그때까지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심장은 미친듯이 뛰었고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유두가 좀더 빨아달라고 곤두서는 것 같았다.

어쩌면 차라리 운동을 할걸 그랬는지 모르겠다.

미친듯이, 미친듯이 운동을 해서 내 몸을 혹사했다면 그 순간만이라도 내 영혼을 잠식하던 공허감에서 벗어났을 지도 몰랐을 것을...



팬티를 잡아 내리는 그의 손길에 내 스스로 엉덩이를 들어주는 순간엔 머리속에 벼락이 치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그것도 낯선 이가 아니라 남편의 친구에게 내 알몸을 드러내주고 있었다.

벌겋게 열이 오른 몸뚱이, 흐릿하게 풀려버린 눈동자, 젖은 보지를 벌렁거리며 애액을 줄줄 싸고 있는 발정난 암캐...

그의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은 분명 그러했을 것이다.

그가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그 안에서 툭 튀어 나오는 크고 단단한 자지를 보는 순간 나는 문득 생각했다.

어쩌면 꽤 오래 전부터 나는 그를 의식해오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는 것을...

무의식중에 내 안에 숨어있던 나의 은밀한 본성은 그를 사내로 인식하고 이런 순간을 아주 은밀히 기다려왔을 지도 모른다고...

남편이 직장을 때려치고 사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동업자라고 그를 소개했던 그 날부터 였을까?

알수가 없었다.



"희경씨..."



떨리는 그의 목소리, 흔들리는 눈동자, 그 안에 언듯 언듯 비치는 죄책감과 욕정이 뒤섞인 혼돈을 보았다.

벌거벗은 내 육체를 원하고 내게 욕정하면서도 마지막 한가닥 양심에 가로막혀 멈칫거리는 그를 보았을 때 내 안의 악마가 그를 향해 팔을 뻗었다.



"아무 말도..하지 말아요...지금...나는 당신을 원해요..."



내 안의 악마의 잡아당김에 그는 결국 선을 넘어버렸다.

뻐근하게 내 보지를 뚫고 들어오는 그의 자지에 나는 긴 탄식을 터트렸다.

왜일까?

남편과의 섹스에서는 이러지 않았는데...

무언가 가득 채워지는 느낌, 내 안의 깊이를 모를 암흑같은 공허가 채워지는 느낌...

지금도 그 때의 첫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단단한 치골이 맞부딪히도록 깊은 삽입이 이루어졌다.

착잡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 보던 그가 손을 들어 눈가를 어루만졌다.

언제부터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일까?

그때 내가 흘린 눈물은 무슨 의미였던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단지 내 보지안에 그의 자지가 들어와 있을 뿐인데 나는 그와 육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영혼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째서 남편에게선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는 것일까?

사랑?

내가 그를 사랑하고 있었던가?

그럴리가.

몇번 대화도 해본 적이 없는 남자였는데 사랑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그런대도 불구하고 나는 미친듯이 그에게 매달렸다.

거칠게, 강하게 그의 자지가 짖쳐들어올 때마다 내 안의 공허가, 외로움이 뭉텅 뭉텅 잘려나가고 있었다.

그럴수록 그에게 더욱 매달렸다.

내가 간절히 원하던 것을 그가 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치솟는 쾌감에 모든 걸 맡겼다.

나는 갈구하고 있었다.

더 세게, 더 강하게 나를 짖이겨 달라고...

내 몸을 칭칭 동여맨 듯한 이 미쳐버릴 억압에서 나를 풀어달라고...

참을수 없는 쾌감에 목구멍 깊이 꺽꺽 거리면서 엉덩이를 미친듯이 들썩이고 있었다.

진실로 그 순간만은 외롭지 않았다.

그저 그의 자지를 좀더 깊이 받아들이기 위해, 그에게 좀더 내 몸을 열어주기 위해, 좀더 강한 쾌감을 얻기 위해 나는 미쳐가고 있었다.

그가 흘리는 땀방울이 젖가슴에 떨어질 때 문득 정신이 들었다.

쾌락으로 일그러진 그의 얼굴.

그의 눈동자엔 이제 더이상 친구에 대한 죄책감은 없었다.

두 눈에 가득한 욕정, 더 깊은 쾌락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는 순간, 내게 이토록이나 열중해주는 그가 참을 수 없을만큼 좋아졌다.

누군가가 절대적으로 나에게만 집중해주고 있다는 것이 나를 놀랍도록 만족시켜주고 있었다.

내 보지에서 희열이 폭죽처럼 터졌다.

머리속이 곤죽이 되도록 녹아나는 느낌이었다.

보지속 깊은곳에서 뜨겁게 터지고 있었다.

그가 내 안에서 싸고 있었다.

오랫동안 참아왔던 듯이 엄청난 양의 정액이 쏟아져 들어왔다.

깊은 곳에서 뿜어지는 그의 정액을 내 보지가 미치도록 반겼다.

한번, 두번....

몇번에 걸쳐 정액을 싸는 그의 자지를 내 보지가 힘껏 물어주었다.

나른한 쾌감이 온몸을 적셨다.

노곤한 쾌감속에서 잠이 들었다.

그렇게 깊이 잠든 적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나는 아직도 내가 저지른 불륜에 대해서 아무런 정의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마약중독자가 된 느낌이다.

파블로프의 개가 된 느낌이다.

그저 조건반사처럼 순간의 쾌락을 찾아 그를 만난다.

그에게 안기고 그의 자지를 받아들이는 순간만은 외롭지도 않고 공허하지도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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